(서울=뉴스1) 최현만 기자 = "요즘 DVD플레이어를 쓰는 사람이 얼마나 되나, DVD를 팔지 말자고 항의했는데 지파장은 위에서 내려온 거라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
3년간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에서 활동했던 안모씨(71)는 신천지가 이만희 영상이 담긴 DVD를 파는 게 이상했다고 말했다. 전도를 할 때 쓰라고 받았지만 노트북에는 DVD 슬롯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전도활동을 할 때는 보통 신천지 소속이라는 신분을 밝히지 않기 때문에 DVD를 쓸 이유가 없다는 게 탈퇴자들의 일치된 증언이다.
16일 뉴스1의 취재에 따르면 신천지 탈퇴자들은 신천지가 다양한 수익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이들은 이런 사업 중 일부가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과 관련된 물품을 거의 강제로 판매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고 주장했다.
안씨는 "DVD가 거의 할당제로 내려온다"며 "구역원이 10명이면 DVD 10장이 일률적으로 내려오고 구역장은 DVD를 사라고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천지 교인들 집에는 (틀지도 않는) DVD가 쌓여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안씨는 "지파장은 나중에 신천지가 온 세계를 통솔하게 되면 그게 훌륭한 보물이 될 거라고 답변했다"며 한숨을 쉬었다. 결국 안씨는 계속 항의하다가 근신처분을 받았고 끝내는 신천지에서 제명됐다고 털어놨다.
또다른 신천지 탈퇴자 최모씨(29)도 비슷한 말을 했다. 그는 "신천지에서 특별한 행사가 있으면 DVD를 찍어서 파는데 5개 정도 샀지만 한 번도 틀어보지는 않았다"며 "신천지 고위직급이면 위의 지시에 따라 DVD를 (교인들에게) 사게 만든다"고 꼬집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신천지에 이목이 쏠리면서 DVD 판매를 포함한 신천지의 '수익사업'도 재조명되고 있다. 탈퇴자들은 신천지가 헌금 외에도 매점, 식당 운영뿐만 아니라 휴대폰, 보험까지도 판매하는 수익사업을 해왔으며 간혹 건물 한 층을 내주고 옷 장사를 하기도 한다고 증언했다.
대부분의 다른 교회에서는 신천지처럼 보험, 휴대폰을 판매하는 수익사업을 벌이지 않기 때문에 탈퇴자들은 신천지의 수익사업이 특이하다고 말했다. 신천지 탈퇴자들은 예배가 끝난 뒤 교회 간부들이 휴대폰과 보험에 관심이 있으면 연락처를 남길 테니 전화를 달라는 식으로 광고한다고 입을 모았다.
안씨는 "신천지에서 휴대폰만을 취급하는 섹터를 마련해서 신도들한테 휴대폰을 개설해주기도 한다"며 "자동차보험과 같은 보험상품도 공격적으로 마케팅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교단 건물의 1층을 통째로 (외부업자에게) 내줘 옷을 진열해놓고 판다"며 "패딩, 숙녀복, 신사복 등 다양한 종류의 옷을 팔았다"고 전했다.
최씨는 휴대폰 판매를 장려하며 "신천지 밖을 세상이라고 하는데 세상에서 하는 것보다는 우리 안에서 만들어진 거로 하는 게 주님이 보시기에도 좋고 재정을 이끌어가는데도 좋지 않겠냐는 식으로 홍보한다"고 밝혔다.
실제 뉴스1이 입수한 한 영상에서 신천지 총회 사업부장은 "새로 휴대폰을 개설하거나 바꿀 계획이라면 대리점에 제공하는 저렴한 가격으로 장만하라"며 특정 통신사를 통해 휴대폰을 개통하면 할인을 받을 수 있다고 홍보했다. 이어 총회 사업부장은 "사용한 통신료의 일정금액이 교회복지기금으로 지원된다" 덧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신천지가 이와 같은 방법으로 수익을 내더라도 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모르기 때문에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신천지의 활동을 비판해온 종말론사무소는 지난 2월27일 보고서를 통해 "부서회비를 제외한 '헌금' 외 부분은 공식, 정례 보고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라며 "신도(교인)들의 전언과 증언 및 제보를 종합하면 신천지 재정 투명성은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탈퇴자들의 이같은 증언에 대해 신천지 측은 "DVD는 판매하는 것이 아니고 행사가 끝나고 보급하는데 (신도들이) 헌금이나 후원금 형식으로 (돈을) 자발적으로 내는 것"이라며 "(보험이나) 휴대폰도 교회가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성도들을 대상으로 중간 매개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