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사투를 펼치고 있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에게 "힘을 내시라"고 격려한 것으로 알려진 26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도 "안철수 국민의 당 대표 힘내세요"라고 응원,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과 정 전 의원은 똑같이 "힘내라"고 외쳤지만 그 말속에 담긴 뜻은 정반대였다.
◇ 문 대통령 "정은경 본부장 체력이 걱정된다, 힘 내시라"
이날 청와대 관계자들은 기자들에게 "문 대통령이 최근 청와대 회의 자리에서 정 본부장을 언급하며 '좀 허탈하지 않을까, 보통 이런 상황이면 맥이 빠지는데, 체력은 어떤지'라며 '어쨌든 계속 힘냈으면 한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틈이 날 때마다 정 본부장과 질본 관계자들을 위로하고 격려했다.
지난 20일에는 "이렇게 잘 대응해 온 게 질병관리본부 덕분이라 생각한다"며 "새로운 양상에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새로운 과제가 된 상황이지만 잘 해주시리라 믿는다, 질본 관계자들에게도 격려말씀 전해달라"고 했다.
또 지난 12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을 방문, 고려인삼 가게를 찾은 문 대통령은 "질병관리본부의 모든 직원들이 다 먹을 수 있게 보내려 한다"며 홍삼액 제품 30박스를 구매,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 초기였던 지난달 26일엔 정 본부장과 전화통화에서 질병관리본부 직원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과도한 업무상황에 놓인 직원들에 대한 각별한 배려를 당부한 바 있다.
코로나19와의 전쟁 최일선에 서 있는 정은경 본부장 등 질본 직원들은 한달 이상 비상근무체제를 유지하고 있어 피로도가 한계점을 넘었다. 이 때문인지 정 본부장은 최근 브리핑에서 기력이 빠진, 지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 정청래 "이 사람, 저 사람 떠나니 힘들지요, 안철수"…격려 아닌 그 무엇
정청래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 대표가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과 못 만날 이유가 없다"고 한 발언을 소개하면서 "안철수님, 이사람 저사람 떠나고 있고…힘들지요?"라고 비꼬았다.
이어 "정치는 마라톤과 다르다"며 "마라톤이야 혼자 이를 악물고 뛰면 가능도 하지만 정치는 혼자 이를 악물고 뛴다고 되는게 아니니, 이를 악물고 뛰다가 이만 상할 수 있다"고 안 대표 건강까지 살뜰하게 챙겼다.
정 전 의원은 "아무튼 힘내세요"라는 말로 글을 맺으면서 다시 한번 안 대표 아픈 구석(고립무원)을 찔렀다.
안 대표는 중도정치를 표방하면서 국민의당을 출범시켰지만 옛 바른미래당 시절 안철수계였던 김중로, 이동섭, 장환진 의원이 국민의당이 아닌 통합당으로 옮기는 등 측근들의 이탈로 생각만큼 기세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현재 국민의당에 남아 있는 안철수계 현역 의원은 권은희·김수민·김삼화·신용현·이태규 의원 등 5명이지만 이들 중 몇 몇 의원들도 안 대표 곁을 떠날 것으로 보여 이래저래 안 대표 심경이 복잡한 것으로 알려졌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