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이균진 기자 = "국민의당을 지지해주신 분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 서운하셨을 것이다. 늦었지만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정계 복귀를 선언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과거 국민의당의 지지기반인 호남 방문으로 첫 행보에 나섰다.
안 전 대표는 20일 오후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이날 참배는 주승용 국회부의장, 김동철·권은희 등 호남 의원과 비례대표인 김삼화·신용현·최도자 의원 등이 함께했다.
일부 광주시민들은 '영혼 없는 참배 그만' '선거 장사 이제 그만' '광주정신 이용 그만' '영혼 없는 묘역참배 한 번 속지 두 번 속나' '광주정신 실천 없는 묘역 참배를 반대합니다'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항의하기도 했다.
안 전 대표는 방명록에 "독재의 벽을 부수고 민주화를 이루기 위해 고귀한 생명을 바치신 님들을 추모하며 그 뜻을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 평화와 인권이 살아 숨 쉬는 나라 공정한 사회, 반칙과 특권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 진정한 진짜 민주주의를 실현하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참배를 마친 안 전 대표는 국민의당 시절 바른정당과 합당 과정에 대해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영·호남의 화합, 국민 통합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호남에 기반한 국민의당이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이 옳은 길을 가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그 과정에서 국민의당을 지지해주신 분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 서운하셨을 것이다. 늦었지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의 비판에 대해서는 "지지해주신 많은 분께 감사드리고, 그 과정에서 부족했던 저에 대해 사과드리러 왔다"며 "(광주에 방문한 것은) 이 목적밖에 없다"고 했다.
안 전 대표는 "당 내·외 많은 분을 만나고 말씀드리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의 동의를 구하고 함께 결정하겠다"며 "해외에서 우리나라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 실용적 중도정당을 만드는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선과 방향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노선과 방향이 맞다면 많은 분들의 힘을 구하겠다"며 "이합집산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제가 생각하는 올바른 방향을 말씀드리기 위해 귀국했다. 간절한 마음으로 많은 분들을 만나 설득하겠다"고 했다.
오전에는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했다. 안 전 대표는 학도의용군 무명용사탑을 가장 먼저 찾아 넋을 기렸다. 이후 김대중, 김영삼,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안 전 대표는 현충원 방명록에 "선열들께서 이 나라를 지켜주셨습니다. 선열들의 뜻을 받들어 대한민국을 더욱 굳건히 지켜내고 미래 세대의 밝은 앞날을 열어나가겠다"고 적었다.
그는 "대한민국은 식민지, 그리고 전쟁의 아픔을 딛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세계에서 가장 빨리 이룬 자랑스러운 나라"라며 "외국에서 지켜보면서 큰 위기에 빠졌다고 생각했다. 국민이 반으로 나뉘어서 힘을 모으지 못하고 미래로 나아가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걱정이 앞섰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제 앞으로 나아갈 때가 아니겠나. 행복한 국민, 공정하고 안전한 사회, 제대로 일하는 정치라는 세 가지 지향점을 가지고 앞으로 나가야 할 때라는 각오를 이 자리에서 다졌다"며 "지금 선거 자체에 대한 깊은 고민은 아직은 제 머릿속에 없다"고 했다.
안 전 대표는 "절박하게 고민한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먼저 말씀드리고, 국민 여러분께 뜻을 고하겠다"며 "국가는 속도보다 방향이 훨씬 중요하다.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해 우리나라가 어려운 지경에 처했다고 생각한다. 방향에 대해 동의를 구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