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김정률 기자 = "꺼지지 않는 국회의 불빛 아래 세상을 움직이는 국회의원들과 그들의 곁을 지키는 보좌관들이 있다."(JTBC 드라마 '보좌관')
'21대 국회의 이정재'는 누가 될까. 국회의원을 꿈꾸는 보좌관 출신 예비후보들도 총선마다 빠지지 않는 관전포인트다. 험난한 여의도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보좌관들은 저마다 가슴 깊은 곳에 품었던 국회의원의 꿈을 풀어내는 중이다.
역대 보좌관 출신으로 금배지를 단 의원의 면면은 화려하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해찬 의원)과 유은혜 교육부총리(고 김근태 전 의원)가 대표 격이다. 20대 국회에선 20여 명이 보좌진 출신 의원이다.
보좌관 출신 의원들은 입법과 예산, 행정, 각종 민생현안 등을 몸으로 직접 경험하며 여의도 정치와 국정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총선과 지방선거 등 각종 선거를 치르며 쌓은 노하우와 정치·경제·법조 네트워크가 풍부하다는 강점이 있다.
정당들마다 '새로운 피'를 찾는다며 외부 인사 영입에 주력하다보니 정작 잘 키운 내부 인재가 공천의 벽을 뛰어넘기 어려운 현실에도 불구하고 보좌관들은 '무게 6g의 금배지'를 바라보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올해 총선에선 각 정당 권력의 핵심인 원내대표 보좌진들이 일찌감치 눈도장을 찍고 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9년간 보좌했던 오상택(39) 정무특별보좌관은 울산 울주에 도전장을 냈다.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지역구에서 부지런히 이름을 알리는 중이다. 오 예비후보는 뉴스1에 "젊고 새롭고 혁신적인 비전을 갖고 있다고 자부한다"며 "울주의 발전과 변화를 위해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인영 원내대표가 '넌 잘할 거다'라고 격려해줬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대전 동구에 출마하는 장철민(36) 보좌관은 홍영표 민주당 전 원내대표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다.
홍영표 전 원내대표는 홍보대사를 자처했다. 홍 전 원내대표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10년간 함께 일하며 원내 정책을 다루고 청년들의 정치와 비전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이제 너 같은 청년들이 정치를 해야 한다'고 강력히 출마를 권유했더니 출마 결심을 하더라. 어려운 대전 동구에 용감하게 도전해 열심히 뛰고 있다"고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청년들이 이렇게 결심하기가 쉽지 않은데 나도 책임감을 갖고 적극 돕겠다"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에선 정진석 전 원내대표와 함께했던 추대동(49) 보좌관이 경북 구미을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경북 구미 출신으로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학사 석사를 졸업, 김태환·심재철·정진석 의원 등을 보좌했다.
정진석 전 원내대표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추 보좌관에 대한 '격한' 응원을 보냈다. 그는 보좌관으로서의 업무를 아주 잘했다고 평가하면서 "내가 아무리 필요하다고 해도 자기의 정치 꿈을 펼칠 절호의 기회인데 잡을 수가 없었다. 최선을 다해 뜻을 펼치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나경원 한국당 전 원내대표와 손발을 맞춰온 정희용(43) 보좌관은 경북 고령·성주·칠곡을 노린다. 정 보좌관은 경북 칠곡 출신으로 경북대 정치외교학과(학사·석사)를 졸업하고 이철우 경북도지사 경제특보를 지냈다. 경북 지역에서 오랜 경험을 쌓으며 '젊음과 패기'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원내대표실을 거치지 않았지만 스스로 브랜드를 만드는 보좌관들도 있다. 민주당 후보로 수도권 출마를 계획 중인 김성회(48) 보좌관은 정청래(민주당) 의원실과 손혜원(무소속) 의원실에서 보좌관 생활을 하다 '씽크와이'라는 정치연구소를 설립했다. '김용민 TV' 등에도 출연하며 유튜브에서도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김 보좌관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수도권 출마를 계획하고 있고, 민주당에서 검증절차를 밟아 적격판정을 받았다"며 "손혜원 의원님께서 양복도 맞춰주시고, 언론과 유튜브 등 대외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적극 권장해주셨다"고 말했다. 손 의원이 평소 능력 있는 인재가 보좌관에만 머무는 풍토를 안타까워했다는 것.
실제 손 의원은 자신의 유튜브 방송 '손혜원 TV'에 김 보좌관과 함께 출연해 "김 보좌관이 총선 출마를 한다고 신문에 나왔더라"며 "사실 보좌관들을 보면 자신이 모시는 국회의원과 자리를 바꿔도 별로 이상할 것이 없을 정도로 훈련이 많이 된 사람들"이라고 신뢰를 보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