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 = 위암을 획기적으로 줄일 방안으로 헬리코박터파일로리균(이하 헬리코박터균)을 미리 발견해 제거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지난 1994년 헬리코박터균을 발암물질로 규정했다. 헬리코박터균이 단독으로 위암을 일으키는지를 두고 일부 논란이 있지만, 감염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위암에 걸릴 위험이 3~5배 정도 높다.
전세계에서 발생하는 위암의 60%가량이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등 동북아 3개국에서 발생한다. 이들 3개국 40~50대 성인 10명 중 6명은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2일 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면 위에 생기는 경계성 종양인 'MALT 림프종'이 생길 수 있다. 'MALT 림프종'을 암의 일종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의료기관에서 'MALT 림프종'으로 진단받은 환자는 헬리코박터균 제균 치료부터 시작한다. 제균이 되면 림프종은 60~80% 수준으로 치료할 수 있다. 제균이 부족하면 방사선 치료가 이뤄진다.
헬리코박터균은 위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위축성위염과 장상피화생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헬리코박터균이 만들어내는 독성 단백질(Cag-A)이 위 점막에 침투해 염증을 일으킨다.
이로 인해 감염과 자가치유 과정을 반복하면서 위암이 생기는 것이다. 사람이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는 시기는 대개 10세 이전이다. 이 같은 염증 반응이 20~50년간 반복하다가 위암이 생긴다.
헬리코박터균을 치료하면 위암이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대만 연구팀은 4만806명을 분석한 메타연구에서 헬리코박터균 제균 치료가 위암 발생을 줄이는 것을 확인했다. 위암 발생률이 높은 지역일수록 제균 치료 효과가 높았다.
일본 규슈대학교 연구팀도 비슷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헬리코박터균 감염자들의 항생제 내성을 줄이기 위한 의학적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이상길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질병은 조기진단보다 예방이 최선"이라며 "헬리코박터균 제균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