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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계 떠나는 이세돌, 프로 25년동안 벌어들인 상금액

AI에게 이긴 유일한 1인

2019.12.21 16:49  
이세돌 9단이 21일 전남 신안 엘도라도리조트에서 열린 '바디프랜드 브레인 마사지배 이세돌vs 한돌' 3번기 최종 3국을 위해 대국장에 입장하고 있다.2019.12.21/뉴스1 © News1 박준배 기자


2016년 5월29일 충북 청남대에서 열린 제21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개막식에서 커제와 이세돌, 박정환 9단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6.5.29/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이세돌 9단이 2016년 3월15일 오후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5국을 마친 뒤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6.3.1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이세돌 9단이 19일 서울 강남구 바디프랜드 사옥에서 열린 은퇴대국 제2국에서 한국형 알파고라 불리는 NHN AI '한돌'과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맞붙는다. 2019.12.19/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신안=뉴스1) 온다예 기자 = 바둑계의 풍운아 이세돌(36)이 바둑 인공지능(AI) '한돌'과 은퇴대국을 마치고 바둑계를 떠난다.

이세돌은 21일 전남 신안 엘도라도 리조트에서 열린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3국에서 한돌에 181수 만에 흑 불계패했다.

3번기 치수고치기로 벌인 인공지능과 은퇴대국. 1국 92수 만에 흑 불계승, 2국 122수 만에 흑 불계패를 기록한 이세돌은 이날 다시 패하며 한돌과 상대 전적 1승 2패가 됐다. 그렇게 이세돌의 20년 넘는 현역 생활에 마침표가 찍혔다.

1983년 전남 신안군 비금도 출신인 이세돌은 6세 때 아버지의 권유로 처음으로 바둑돌을 잡았다. 권갑용 도장에서 본격적으로 바둑 공부에 돌입한 그는 12세였던 1995년 프로에 입단했다.

생애 첫 우승은 입단 5년 만인 2000년 제5기 박카스배천원전에서 나왔다.

당시 결승에서 류재형 4단에 3-0 완승을 거두며 생애 첫 타이틀을 따냈다. 이어 제8기 배달왕전 우승도 차지하며 한 해에만 2개의 타이틀을 얻어냈다.

2000년에는 32연승 기록을 써내며 그해 바둑문화대상 최다기록상, 연승기록상 그리고 최우수 기사상을 수상하는 기쁨도 누렸다. 이세돌이 써낸 32연승 기록은 김인 당시 6단이 적어낸 40연승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최다 연승 기록이다.

이세돌의 활약은 국내에서만 머물지 않았다. 2001년 제5회 LG배 세계기왕전에서 처음으로 세계대회 결승에 진출하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3단 시절인 2002년 제15회 후지쓰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유창혁 9단을 상대로 극적인 반집 차 승리를 거두며 첫 세계대회 우승과 함께 세계대회 최저단 우승 기록을 작성했다.

이후 '센돌' 이세돌의 트로피 수집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003년 제7회 LG배 세계기왕전에선 당시 1인자 이창호를 꺾고 우승했고 제16회 후지쓰배도 제패하며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2004년 제9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정상에 올랐고 2005년 제2회 도요타덴소배 세계바둑 왕좌전, 제18기 후지쓰배 세계바둑 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2009년에도 삼성화재배, 제52기 국수전 등을 제패하며 승승장구했으나 그해 6월 돌연 활동을 중단했다. 국내바둑리그 불참을 선언한 자신을 프로기사회가 징계하려고 하자 휴직계를 내 바둑계를 뒤흔들었다.

이듬해 바둑계에 복귀한 이세돌은 변치않은 기량을 뽐내며 우승 행진을 이어갔다.

2010년 제2회 비씨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에서 복귀 후 첫 우승을 따냈고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바둑 남자 단체전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4년에는 동갑내기 라이벌 중국의 구리 9단과 10번기 대결을 벌여 큰 주목을 받았다. 이세돌은 6승 2패로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했고 세계 바둑계 최강자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2016년에는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알파고'와 세기의 대결을 벌였다.

비록 이세돌은 1승 4패로 패배를 안았지만 알파고에 1승을 거둔 유일한 인간으로 남았다. 특히 승리를 거뒀던 4국에서 이세돌이 보여준 '78수'는 '신의 한 수'로 찬사를 받았다.

이세돌은 "인간이 진 것이 아니라 이세돌이 진 것이다"라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이세돌은 현역 시절 세계대회 18회 우승, 국내대회 32회 우승 등 모두 50번의 우승을 차지했고 상금 98억원(한국기원 공식집계)을 쓸어 담았다.

한국 바둑의 1인자로 자리매김한 이세돌이지만 기성 바둑계 질서에 반기를 들며 '이단아'로 주목받기도 했다.

그는 2016년 5월 프로기사협회가 대국 수입의 3~15%를 일률적으로 공제해 적립금을 모으는 규정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형인 이상훈 9단과 함께 기사회에 탈퇴서를 제출했다.

기사회의 적립금 규정, 한국기원의 정관 변경 등 여러 문제를 놓고 기사회와 기원과 오랜 시간 대립각을 세우던 이세돌은 결국 지난 11월 한국기원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국내 바둑계 사상 최초로 은퇴대국을 벌이는 것도 이세돌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 상대로 인공지능을 선택한 것도 "이세돌다운 과감하고 당찬 은퇴 방식"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1995년 프로 입단 이후 25년여간 지속하던 현역 생활에 마침표를 찍은 이세돌. 그의 다음 행마는 어떻게 이어질지 관심이 주목된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