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롭게 여유를 즐길 수 있는 파티룸이 유행이다. 특히 크리스마스, 연말 등 특별한 시간을 가까운 이들과 조용히 보내고 싶은 이들의 예약이 빗발치고 있다.
연말을 특별하게 보내고 싶은 것은 청소년들도 마찬가지다. 파티룸 업주들은 최근 늘어난 청소년들의 예약 문의를 응대하기 힘들다고 토로하고 있다. 온라인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도 미성년자 손님들의 ‘예약 거절 노하우’를 묻는 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 파티룸 업주들 “청소년 손님 다치거나 음주 문제 등 발생하면 책임 소재 불분명 예약" 모두 거절
파티룸 업주들은 청소년 손님들의 예약을 모두 거절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 시내 파티룸 13곳에 무작위로 연락해본 결과 청소년의 밤샘 예약을 받는다고 밝힌 파티룸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서울 신촌에서 파티룸을 운영하는 A씨는 “1월 1일에 20살이 된다는 학생들의 연말 예약 문의가 정말 많다. 하지만 절대 안된다며 거절하고 있다. 다른 곳도 대부분 비슷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밝혔다.
예약을 거절하는 이유에 대해 A씨는 “학생들끼리 술래잡기를 하며 놀다가 다친 적이 있다. 이후 다친 학생 부모님으로부터 ‘애가 다쳤는데 왜 책임을 지지 않느냐’는 항의 전화를 받았다”라며 “그 이후 부모님의 동의서를 가져오더라도 모두 예약을 거절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서울 홍대 인근에서 파티룸을 운영하는 B씨는 “얼마 전 낮 시간에 학생들의 예약을 받은 적이 있다. 예약 시간이 끝난 뒤 방을 청소하던 도중 술병을 발견했다”라며 “우리가 일일이 학생들의 소지품을 확인할 수도 없지 않느냐. 낮에도 이런데 밤에는 무슨 일이 생길지 감당하기 어렵다”라고 전했다.
■ 여성가족부 “청소년 파티룸 이용 제재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미비한 상황”
청소년들의 예약을 거절하는 파티룸 업주들의 뒷맛도 깨끗하지는 않다. 국내법상 청소년의 파티룸 이용을 제재할 수 있는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공간 임대업으로 분류되는 파티룸의 경우 숙박업소와 달리 남녀 청소년의 혼숙을 제외하면 출입을 제한할 근거가 없다. 업주로서는 특별한 근거 없이 청소년의 예약을 단호하게 막기 어렵다.
국내법상 청소년의 출입 또는 고용이 청소년에게 유해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청소년 유해업소’로 지정해 청소년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PC방, 노래방, 찜질방 등은 청소년이 특정 시간에만 출입할 수 있으며, 도박장과 같은 경우에는 출입이 제한된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장소만 제공하는 파티룸의 경우 청소년 유해업소로 지정되어 있지 않다. 현행 법체계에서 청소년의 이용을 제재할 수 있는 규정은 미비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만 여가부 측은 “남녀 청소년의 혼숙은 엄격히 금하고 있다. 만일 해당 사안이 적발되는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청보법 제30조8항)”라고 부연했다.
■ "책임 없다지만 불안한 것은 똑같아".. 관련 법안 제정 촉구
업계에서는 청소년의 파티룸 이용을 제한하는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해당 사안에 대한 법적 논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국회에서는 지난 2016년 11월 청소년의 무인텔 출입을 제한하도록 하는 내용의 청소년보호법 일부 개정안이 상정된 바 있다. 다만 파티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청소년의 일탈을 규제할 수 있는 법안은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업주들에게 청소년의 소지품을 검사할 수 있도록 강요하지 않는다.
파티룸 업주들은 “처벌 근거가 없더라도 청소년들이 일탈 행동이 불안한 것은 사실이다. 확실한 법적 규정이 있다면 (예약 거절 이유를)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며 관련 법적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무법자들 #청소년 #미성년자 #파티룸
hoxin@fnnews.com 정호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