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병사에게 돈 빌리고 시험까지 부탁한 軍간부 최후

'견책' 처분이 부당하다고??

2019.12.12 11:02  
© News1 DB

(춘천=뉴스1) 홍성우 기자 = 병사에게 돈을 빌려 늦게 갚고, 시험문제를 풀어달라고 부탁한 것뿐만 아니라 임무수행 중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지휘부에 보고 없이 스스로 퇴근해 징계 처분을 받은 육군 포대장이 1심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2심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고법 춘천1행정부(부장판사 김복형)는 여단장을 상대로 낸 견책 처분 취소 소송에서 패한 육군 여단의 한 포대장(대위)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2016년 12월 자신의 포대장실에서 대위 원격과정 평가시험 중 시험과목인 6·25 전사와 세계사 문제풀이를 직속 부하인 병사에게 함께 풀어달라고 부탁해 군에서 운영하는 평가과정을 방해했다.

앞서 같은 해 6월1일에는 다른 병사에게 급전이 필요하다며 직불카드를 빌려 50만원을 인출해 사용한 후 2년 동안 3번에 걸쳐 돈을 갚았다.

2017년 8월에는 8일간 여단 내 즉각 대기포대 임무수행의 명을 받아 수행하던 중 자신의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하급자 소위를 불러 대리하게 한 후 상급지휘관에게 보고 없이 퇴근했다.

이 일로 A씨는 여단장으로부터 ‘근신 5일’ 처분을 받자 이에 불복해 군단장에게 항고를 제기해 ‘견책’으로 감경 받았다. 견책도 부당하다고 생각한 A씨는 법원에 여단장으로 상대로 소송했다.

A씨는 “원격과정 평가시험에 불합격했고 그 후 혼자 공부해 시험에 합격했던 점에 비춰보면 법령준수의무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상급자 지위를 이용해 부당하게 금전거래를 한 것이 아니었고,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부득이하게 돈을 빌리게 됐다”고 말했다.

임의 퇴근에 대해선 “군인복무기본법은 의료권을 보장하고 있고,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직무이탈이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재판부는 "합격 여부를 떠나 군 평가시험을 방해했고, 금전거래 과정에서 혹시라도 분쟁이 발생하게 된다면 군 전체의 질서와 직무 수행을 저해할 우려가 있고, 적절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무단 퇴근했다"며 "각각 법령준수, 품위유지의무, 성실의무 등 3가지를 위반했다"고 판결했다.

2심도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며 A씨의 항소를 기각했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