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손에 어묵 다른손에는 어묵 국물. 겨울철 길거리에서 추위와 허기를 달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그런데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어묵용 나무꼬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나무꼬치 재사용이 위생적이지 않다는 것. 정말 어묵용 나무꼬치 재사용은 위생상 문제가 있을까.
25일 서울 마포구 인근의 포장마차 거리를 찾았다. 이곳 포창마차들은 다섯명 이상의 손님이 끊임없이 붐빌 정도로 찾는 이가 많았다. 포장마차 사장님 A씨 옆 작은 통에는 수십 개의 나무꼬치가 꽂혀 있었다.
이곳에서 포차마차를 운영하는 A씨는 통에 담긴 나무꼬치를 다시 쓸 수 있냐는 질문에 “이거 다 저녁에 삶아서 다시 쓰는 것들이에요. 삶으면 깨끗해요”라며 “삶아 쓰면 한 꼬치 당 10번 이상 쓸 수 있다”고 답했다.
A씨 포창마차 인근에서 다른 포창마차를 운영하는 B씨도 “핫도그 같은 튀김용 나무꼬치는 바로 버리지만 어묵용 나무꼬치는 삶으면 3번 이상은 쓸 수 있다”면서 “몇 번 삶아서 까맣게 된 꼬치만 걸러내면 된다”고 귀띔했다.
어묵용 나무꼬치 재사용에 대한 손님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어묵 국물이 담긴 종이컵을 손에 든 박모씨는 “다른 사람 입에 들어갔다고 해도 삶으면 위생상에는 아무 문제없을 것 같다. 꼬치를 재사용해도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고 했다.
반면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임모씨는 “평소에 길거리 어묵을 즐긴다”면서 “나무꼬치를 삶아서 다시 쓰는지 몰랐다. 아무리 삶는다고 해도 찝찝하다. 항상 새 꼬치를 사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길을 가던 이모씨도 “삶는다고 해도 포장마차의 위생에 의심이 간다. 양꼬치 식당처럼 스테인리스나 알루미늄으로 만든 꼬치를 썼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길거리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나무꼬치를 대체할 만한 꼬치가 마땅히 없다. 한 공산품 도매업 관계자는 “40cm 나무꼬치는 100개 기준 4500원, 35cm 스테인리스 꼬치는 100개 기준 27700원”이라고 소개했다. 스테인리스 꼬치는 나무꼬치보다 6배 이상 비쌌다.
다른 식자재 도매업 관계자는 “스테인리스 꼬치를 사용하면 한 꼬치를 오래 쓸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스테인리스 꼬치는 나무꼬치보다 훨씬 비싸다.
이에 노봉수 서울여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나무꼬치를 삶아서 잘 건조하면 대부분의 미생물이나 균은 없어진다”면서 “사실 나무꼬치를 따로 삶지 않아도 위생상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다만 식중독에 걸렸거나 감염 바이러스를 보유한 사람이 쓴 꼬치를 삶지 않고 재사용한다면 감염의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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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goneye@fnnews.com 이용안 인턴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