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진 기자 = '필리핀 출신, 다문화 전문가, 최초의 귀화 국회의원'.
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전신) 비례대표로 활동했던 이자스민 전 의원이 최근 정의당에 입당했다. 이주민 문제 해결을 원한 그는 정의당이 소수자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 온 점에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의원이 내년 4월 총선에서 맡을 역할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의 영입은 현재로선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인지도가 높은 이 전 의원의 입당 소식이 알려지자 언론 보도가 이어졌고, 소수자 대표를 자처해 온 정의당의 정체성이 더욱 강화되는 효과를 봤기 때문이다.
이러한 성과는 정당들이 총선을 앞두고 인재영입에 방점을 찍는 이유이기도 했다. 주목도가 큰 인물을 내세워 당의 존재감을 키우고, 인물들의 면면을 통해 당의 메시지를 공고히 할 수 있어서다. 총선 전 혼란하기 쉬운 당의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카드로도 쓰인다.
하지만 이 전 의원의 행보가 눈길을 끈 가장 큰 이유는 보수 정당인 한국당을 탈당하고 진보 색채가 강한 정의당에 합류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선거를 앞두고 여야를 가로지르는 인재영입은 빈번하게 이뤄져 왔다. 검증을 마친 유력 인사가 당적을 바꿀 경우 상대 정당에 타격을 입힘과 동시에 중도층에 어필할 수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철새'라는 비판도 나오지만 그만큼 매번 화제가 돼 왔다.
대표적인 인물은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다. 경제민주화의 상징인 그는 2012년 박근혜 당시 대선 후보의 선거캠프에서 '경제 멘토'로 활약했으나, 20대 총선을 앞둔 2016년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표의 손을 잡았다. 그해 1월 선거대책위원장에 오른 그는 이후 비상대책위원장, 당 대표직을 거쳤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도 보수에서 진보로 당적을 바꾼 사례다. 17대 국회에 한나라당으로 입문, 한동안 '원조 친박계'로 분류됐던 그는 20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으로 이적했다. 진보에서 보수로 당적으로 바꾼 인물로는 조경태 한국당 의원이 있다.
이 전 의원의 당적 변경은 21대 총선을 5개월가량 앞두고 인재영입이 한창인 각 정당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민주당의 금태섭 의원은 전날(2일) 페이스북을 통해 "진보적 가치를 추구하는 우리 민주당이 먼저 이런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은 참 안타깝다"고 밝혔고, 한국당의 장제원 의원은 "우리와 함께 했었지만 미처 잊고 있었던 소중한 인재들을 다시 둘러봐야 한다"고 자성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