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1) 박세진 기자 = 철거를 앞둔 집창촌 주변 인도에 생활쓰레기와 가재도구 등이 버려진 채 방치돼 있어 시민들이 눈쌀을 찌푸리고 있다.
29일 부산 해운대구 등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속칭 '609'라 불리던 집창촌이 문을 닫기 시작해 지금은 모두 떠난 상태다.
이날 오전 찾아간 609 일대는 TV와 소파 등 누군가가 버리고 간 집기들과 일회용컵, 담뱃갑, 나무판자 등 일반 쓰레기들까지 너저분하게 버려져 있었다.
성매매 업소를 가리기 위해 인도에 세워놓은 사람 키를 넘기는 높이의 화분들도 그대로 방치된 채 간이 쓰레기통으로 변했다.
성매매 업소가 떠나면서 버리고 간 것으로 추측되는 가재도구 등은 언제 치워질 지 모르는 상태로 인도 한 모퉁이에 쌓여있었다.
출근길에 만난 한 시민은 "그동안 성매매 업소가 있고, 주변이 화분으로 가려져 지나다닐 생각도 못했는데 지금도 화분 때문에 밤에는 걸어다니기 겁난다"며 "철거 전에 구청에서 인도 주변 정비부터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해운대 609 집창촌은 해운대 해수욕장과 500m 가량 떨어져 있어 관광명소인 해운대를 찾는 관광객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해왔다.
지역 주민들도 609 집창촌 폐쇄와 재개발을 통한 환경 정비를 꾸준히 요청해왔다.
이 때문에 공공기관과 민간에서 호텔과 공원 등으로 개발을 추진했으나 부지매입, 비용, 성매매 종사자 생존권 문제 등으로 무산됐었다.
하지만 2017년부터 '609' 일대에 개발사업을 추진해온 A건축시행사가 지난 3월 해운대구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으면서 성매매업소들도 문을 닫기 시작했다.
하지만 구에 따르면 A건축시행사가 철거 신고를 하지 않아 언제 주변 건물이 철거될 지는 불투명하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현장 확인 후 무단 투기되거나 철거하면서 버리고 간 가재도구 등은 토지소유주나 건물주에 정비 명령을 하는 등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또다른 해운대구 관계자는 "인도 위에 불법으로 설치된 화분은 당연히 철거를 해야 한다"면서 "업소가 완전히 문을 닫은 게 맞으면, 화분 소유자한테 경고장을 내고, 그래도 철거하지 않으면 강제 철거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