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홍콩 시위의 불똥이 미국프로농구와 중국 사이까지 번졌다.
8일 중국 관영 방송인 CCTV는 스포츠 채널에서 미국프로농구(NBA)의 중계를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CCTV는 오는 10일 상하이에서 열릴 LA 레이커스와 브루클린 네츠의 프리시즌 경기 중계도 취소했다.
사건의 발단은 데럴 모리 휴스턴 로켓츠 단장의 SNS에서 비롯됐다. 모리 단장은 지난 4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홍콩 시위를 지지한다’라는 내용의 트윗을 게시했다. 휴스턴 로켓츠는 과거 중국의 농구스타 야오밍(39)이 활약했던 구단으로 중국인 팬들을 다수 보유한 구단이었다.
모리 단장의 트윗은 중국 팬들과 구단을 후원하던 중국 기업들의 분노를 샀다. 이에 휴스턴의 주축 선수들인 제임스 하든(30∙휴스턴), 러셀 웨스트브룩(30∙휴스턴) 등이 “우리는 중국을 사랑한다. 중국에서 경기하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라며 진화를 시도했다.
모리 단장 역시 다음날 SNS를 통해 “로켓츠 팬들과 중국 팬들을 모욕할 의도는 없었다”라며 “단지 하나의 복잡한 사건에 대해 의견을 전한 것 뿐”이라며 사과했다.
하지만 중국농구협회 등은 휴스턴 로켓츠와의 협력 중단을 선언했다. 아울러 스포츠 브랜드 리닝, IT기업 텐센트, 상하이푸동개발은행 등도 후원 중단을 발표했다.
마이크 배스 NBA 대변인은 “모리 단장의 트윗이 구단이나 NBA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존중한다”라며 “스포츠와 NBA가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고 문화적인 격차를 해소하길 희망한다”라며 한 발 물러섰다.
다만 애덤 실버 NBA 총재는 “모리 단장의 관련 트윗은 금전적으로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우리는 그를 지지한다”라며 “가치관을 기반으로 한 조직으로서 우리(NBA)는 모리의 언론 자유 권리를 지지한다”라고 주장했다.
결국 이 같은 NBA 측의 반응에 중국 CCTV 측은 "국가 주권과 사회 안정에 도전하는 어떤 언론도 언론의 자유의 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 역시 8일 "중국인들의 반응과 태도를 살펴보기를 바란다. 중국과 교류·협력하는 데 중국의 민의를 모르면 통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hoxin@fnnews.com 정호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