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목이 말라 음료수를 마셔야할 때 가장 적합한 음료가 놀랍게도 물이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5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류스 대학이 여러 다른 음료의 수분 흡수 결과를 비교해본 결과 순수한 물이 아닌 소량의 설탕과 지방 또는 단백질이 함유된 음료가 가장 수분 섭취에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물은 신체에 빠르게 수분을 공급하는 데 상당히 좋은 역할을 하지만 어느 정도 영양 성분이 담긴 물이 더 유리하다. 물처럼 신체를 재빨리 통과해버리지 않고 몸에 오래 머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물을 기본으로 하고 유당과 단백질, 지방 등이 들어 있는 음료인 우유는 물과는 달리 소화되어야 하는 영양소들 때문에 더 오래 소화기관에 머물면서 물을 붙잡고 있는다. 우유에 들어있는 나트륨은 스폰지처럼 작용해서 몸 속에 물을 붙잡아 그 결과 소변을 덜 생산해낸다. 설사 치료에 쓰이는 수분보충 음료도 미량의 설탕, 나트륨, 칼륨을 포함하고 있어서 체내의 수분 유지를 돕는다.
하지만 설탕 등이 들어간 것이 좋다고 해서 과일 주스나 콜라같은 음료가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위장에 더 오래 머물고 더 천천히 소화되는 것은 같지만 이 음료들은 소장에 들어가면 높은 설탕 농도 때문에 삼투압을 일으킨다. 즉 이 음료들이 함유한 당분을 희석시키기 위해 체내의 물이 소장으로 빠져 나온다, 이 수분은 엄밀히 말해 장 속에 있지만 체내의 물은 아닌 상태다. 고체음식처럼 영양분을 채워주지 못하는 의미뿐 아니라 수분 섭취 면에서도 주스와 탄산음료는 좋지 않다는 것이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신장과 간은 물에 의존하여 몸의 독소를 제거한다. 그리고 물은 피부의 탄력성과 유연함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가장 저렴한 보습제다. 관절에 윤활유 역할을 하고, 감염을 예방하고, 세포에 영양분을 운반하는 것도 돕는다.
그렇다고 물을 억지로 마실 필요는 없다는 것이 연구자들의 말이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우리의 몸은 수분이 모자랄 때 알아서 뇌에 더 마시라고 신호를 보낸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맥주나 커피는 수분을 공급해줄수 있을까. 알코올은 이뇨제 역할을 하는데, 알코올이 담긴 음료의 총량이 중요하다. 연구는 "맥주는 위스키보다 더 많은 양의 수분을 섭취하도록 하기 때문에 수분 손실이 위스키보다 적다. 강한 알코올 음료는 수분 부족을 가져오지만 희석된 알코올 음료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맥주의 경우 알코올도 마시지만 마시게 되는 물의 양도 많아서 위스키보다 탈수가 덜하다는 의미다.
커피 역시 이뇨작용을 하는 카페인의 양에 따라 수분 흡수 정도가 다르다. 통상 80밀리그램(㎎)의 카페인이 든 12온스(360㎖)의 커피는 물처럼 수분을 공급할 수 있지만 300㎎ 이상의 카페인(약 커피 4잔에 해당)을 섭취하면 탈수를 일으킨다. 하지만 연구자들은 이는 커피 한잔에 우유 한두 스푼을 더하면 상쇄될 수 있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