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국민연금 기금본부, 되풀이되는 삼성 합병 조사에 '당혹'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당시 '찬성' 판단 근거 문건을 확보 차원

2019.09.23 15:54  

[파이낸셜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와 삼성물산 압수수색에 나섰다.

지난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결정적 역할을 한 옛 삼성물산 대주주인 국민연금을 상대로 한 압수수색이란 점에서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부정 의혹을 살펴보기 위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이복현 부장검사)는 23일 오전 전북 전주시 덕진구에 있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와 서울 강동구 상일동 삼성물산 플랜트사업본부 등을 압수수색하고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관련 서류를 확보했다.

서울중앙지검이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국민연금을 압수수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압수수색은 2015년 7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하기로 결의할 당시 판단 근거가 된 보고서 등 관련 문건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당시 제일모직의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는 이 부회장의 원활한 경영권 승계를 위해 분식회계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양사간 합병은 2015년 7월 주주총회에서 옛 삼성물산 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전격 성사됐다.

삼성바이오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콜옵션 부채가 2012∼2014년 회계에 반영되지 않으면서 이 부회장 지분이 높은 제일모직이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된 상태에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이뤄졌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고의로 삼성바이오 가치가 부풀렸다고 의심하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비율 변동에 따라 국민연금이 1800억원대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앞서 참여연대는 지난해 7월 삼성바이오를 검찰에 고발, 삼성바이오가 바이오젠과 합작투자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하면서 체결한 콜옵션(주주간 약정)을 공시하지 않았고, 이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유선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