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1) 송애진 기자 = 2년에 1번 건강검진을 하면서 고혈압 약만 처방받으러 오는 50세 남자 환자가 있었다.
그는 B형간염 보균자였는데 검진할 때마다 간 기능도 정상이었고, 술도 전혀 마시지 않았다.
다만 간암 고위험군이었기에 6개월마다 정기적인 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했다.
그 환자가 비록 바이러스 증식을 하지 않는 비증식 B형간염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는 시기이긴 했지만 B형간염 항원을 갖고 있으므로 6개월마다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는 술도 안 마시고 간기능도 항상 정상이니 괜찮다고만 했다. 그런데 어느 날 배가 불러오는 것 같다며 외래에 내원했다.
급히 초음파를 해보니 복수가 차 있었다. 간암이었다.
B형간염 바이러스는 간에 염증과 손상을 일으키는 간염 바이러스 중 하나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의 혈액, 체액을 통해 전염되며 산모의 산도, 성접촉, 수혈, 오염된 침습적 기구의 재사용 등에 의해 감염될 수 있다.
이로 인한 몸의 면역 반응으로 간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을 바로 B형간염이라고 하며, B형간염 보균자란 B형간염 바이러스를 6개월 이상 만성적으로 갖고 있으나 간으로 인한 자각 증상이 없고, 간기능 검사 소견이 정상인 경우를 말한다.
요즘에는 B형간염 보균자를 비증식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 시기라 말하기도 한다.
어떤 사람이 보균자가 되고 어떤 사람이 보균자가 되지 않는지 그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B형간염은 바이러스가 체내에 들어올 때의 나이가 가장 중요하다.
출생 시나 신생아 때 감염된 경우의 90~100%에서, 소년기에는 20~30%에서, 성인에서는 5~10%에서 보균자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암은 '침묵의 암'이라 불리며 특별한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 증상이 나타난 경우에는 이미 치료가 어려운 특성이 있다.
대한소화기학회의 자료에 따르면 간암 환자의 72%가 B형간염 바이러스와 관련이 있으며, 간염 보균자의 경우엔 정상인에 비해 간암 발병 위험이 100배 이상 증가한다.
따라서 B형간염 보균자에겐 정기적인 검사가 간암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보균자가 어느 시점에서 간염이 되고 더 상태가 악화돼 간암이 되는지 확실하지 않고 개인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정기 검사는 최소 6개월에 1번 실시하는 것이 좋다.
검사는 간단한 혈액 검사를 통한 일반적인 간기능 검사로 바이러스의 활동성을 평가하며, 초음파 검사와 혈청 알파 태아 단백검사로 간암 스크리닝을 실시한다.
B형간염 바이러스는 간 기능의 변화에 따라 시기별 대응 전략에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면역 제거기인 활동성 간염 기간에는 전문의의 소견에 따라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강력한 항바이러스 약물 치료로 간염 진행을 막을 수 있으며 간경변증, 간암 발생을 억제시켜 수명 연장 및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 또, 간암 스크리닝 검사로 간암을 조기에 발견하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6년부터 만 40세 이상 남녀 중 간암 발생 고위험군에 해당되는 대상자에 대해 상반기 1회, 하반기 1회로 6개월마다 2가지 검사(간초음파 검사, 혈청 알파 태아 단백검사)를 제공하고 있다.
만성 B형·C형 간염과 알코올성 간 질환이 있는 간암 고위험군은 1년에 2회, 6개월마다 1번씩 정기적인 간 초음파 검사와 혈액 검사를 권한다.
간암 검진 항목에는 간기능 검사가 포함돼있지 않다. 그러므로 B형간염 바이러스의 활동성을 파악하기 위해 간기능 검사도 같이 하는 것이 좋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