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종학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가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는 서울대 총학생회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27일 우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대총학생회 입장문이 C+ 인 이유’라는 글을 게시했다. 그는 “그들이 원하진 않겠지만 평가해본다”라며 “자료조사, 논리성, 설득력, 창의성, 완성도 등을 보니 좋은 점수는 못 주겠다”라며 입장문에 대한 의견을 전했다.
우 교수는 ‘서울대 구성원들은 조 후보자 관련 의혹에 대해 분노와 실망감을 표출하고 있다’라는 입장문 내용에 “대표성의 근거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 서울대 ‘일부’ 구성원이라고 해야 정확한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독자를 설득하기보다는 미성숙하게 분노한다고 읽히기 쉽다”라며 “분노의 원인을 다수의 의혹 때문이라고 제시하면 핵심 논지의 설득력이 떨어지고 감정적 대응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미 해소된 의혹도 포함돼 감점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 후보자의 사퇴 요구가 서울대학교 학생회가 ‘보수∙우경화’됐기 때문은 아니다’라는 내용에 대해서는 “이를 반박하는 논리는 제시하지 않았다”라며 “반박 논리를 제시하지 못했으니 선언 밖에 되지 못한다. 극우단체가 주도한게 아니냐는 의혹이 있는 상황이니 좀 더 반박했어야 한다”라고 제언하기도 했다.
아울러 ‘밤낮없이 실험과 연구에 매진하는 학생들이 분노하는 것은 당연하다’라는 문구에 대해서도 “밤낮없이 실험하고 연구하는 학생들은 학부생이 아니라 대학원생들”이라며 “대학원 총학생회 측의 의견은 전혀 없다. 논문 저술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부족해서 나오는 감정적 반응이 아닌가라는 의심을 불러일으키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우 교수는 입장문에 대해 “입장문의 가장 큰 논리적 약점은 의혹이 사실이 아닐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사퇴를 요구했다는 점”이라며 “사퇴를 요구하는 것이 이 입장문의 핵심 주장이지만 사퇴해야 하는 근거는 제대로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 종합적 평가”라고 평했다.
이어 그는 “서울대 학생들과 동문들은 대한민국에서 그 누구보다 가장 특혜를 받은 사람들”이라며 “입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벌어졌던 일들에 대해 각종 의혹에서 자유로울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혜를 누린 서울대 학생들이라면 '자기실력으로 서울대에 왔다는 떳떳함'보다는 누군가의 기회를 내가 대신 받았을 수도 있다는 사실에 겸손해야 한다.”라며 “비록 여러분이 그 입시제도의 혜택을 누린 원죄를 지고 있더라도 비판의 방향은 입시제도의 부조리를 향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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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xin@fnnews.com 정호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