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30도 무더위에 보냉백 열린 채 배송?" 새벽배송 불만 높아져

"보냉백을 잠그지도 않고 그냥 갔다" 지적

2019.08.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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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커뮤니티의 새벽배송 서비스 불만글 © 뉴스1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 워킹맘 K씨는 그동안 잘 이용해왔던 '새벽배송'을 끊었다. 퇴근길 휴대폰으로 장을 보고, 다음 날 아침 받아볼 수 있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품질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한여름임에도 보냉백이 열린 채 배송이 온 것을 보고 번거롭더라도 집 근처 마트를 이용하기로 했다. K씨는 "최근 새벽배송 이용자 수가 늘어나면서 서비스 품질도 낮아졌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유통업체들의 밤을 잊은 '새벽배송' 경쟁이 치열해졌지만 소비자 불만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따금 발생하는 분실 문제야 참고 넘어갈 수 있지만, 배송 오류나 포장 불량은 참기 힘들기 때문이다. 특히 여름철 위생에 민감한 상태에서 보냉백 문제에 대한 불만이 늘고 있다.

1일 한 커뮤니티에는 새벽배송에 대한 불만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A 소비자는 "새벽배송이 원래 이런 거냐"며 "보냉백을 잠그지도 않고 그냥 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면 보냉백이 뭔 의미인가 싶다"며 "이렇게 하면 새벽배송 못 시키겠다"고 꼬집었다.

다른 소비자들도 불만을 토로하긴 마찬가지였다. B소비자는 "물품을 잔뜩 구겨서 배송했다"며 "반품된 제품인 듯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주문한 물품이 반품 접수된 사례도 있었다. C소비자는 "기다렸던 물품이 아침에 보니 없어서 확인했더니, 자체적으로 반품 접수로 나왔다"며 "서비스 품질이 엉망"이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새벽배송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유통업체들의 할인 등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정작 서비스 품질에서 허점이 발생한 셈이다.

사실 유통업체들의 새벽배송 전쟁은 눈물겹다. 지난 2015년부터 새벽배송 마켓컬리를 시작으로 쿠팡과 SSG닷컴, 롯데홈쇼핑 등이 새벽배송에 나서며 판을 키우고 있다. 오는 9월에는 CJ몰과 NS홈쇼핑도 새벽배송을 시작할 계획이다.

기존 오프라인 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새벽배송이 신규 먹거리가 될 수 있어서다.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가 늘어나고, 간편식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면 새벽배송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SSG닷컴은 서울 한강변 11개 구에서 하루 3000건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17개구, 하루 5000건으로 처리 용량을 확대했다.

그러나 주문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배송이나 포장 문제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설은 제한적인데, 주문이 빠르게 늘어나다보니 서비스 품질에 문제가 생겼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새벽배송 시장을 지속해서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서비스 품질 관리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고객들이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해서 새벽배송을 이용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는 것.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의 불만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며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답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