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아이 유괴해 제물로 바친다' 괴담에.. 방글라데시 8명 사망

다리 건설 위해 아이들의 잘린 머리가 제물로?

2019.07.25 16:57  

방글라데시에서 아동 납치 관련 괴담이 돌아 무고한 시민 8명이 숨지는 황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24일(현지시간) 영 BBC는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 남쪽에 건설 중인 파드마 대교를 둘러싼 괴담 때문에 모두 8명이 숨지고 30여명이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최근, 이 다리의 공사를 무사히 끝내기 위해 아이들의 잘린 머리가 제물로 바쳐진다는 무시무시한 소문이 온라인상에 퍼졌다.

이같은 괴담은 약 2주 전부터 SNS 등을 통해 유포되기 시작했는데, 한 매체가 어린 아이의 잘린 머리를 들고 있는 젊은 남성을 목격했다고 보도한 것이 와전된 것이다.

이 때문에 무고한 시민을 유괴범으로 오해해 공격하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타슬리마 베굼(42)은 지난 20일 다카의 한 학교 인근에서 자신을 납치범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에게 두들겨 맞아 목숨을 잃었다.

그는 자녀들의 입학에 대해 문의하기 위해 학교를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

이를 목격한 교사는 "많은 사람들이 폭행에 가담해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이 괴담으로 인해 현재까지 모두 8명이 숨지고 약 30여명이 공격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베드 패트워리 경찰국장은 "희생자들 중 아동 납치와 관련된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고 밝혔다.

패트워리 국장은 "SNS 게시물은 시민들의 불안을 조성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유포된 것"이라며 "시민들이 스스로 법을 집행하려 해서는 안 된다"라고 경고했다.

현지 언론은 지난 2010년에도 다리 건설과 관련해 이와 유사한 집단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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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set@fnnews.com 이혜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