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가 국민적 공분을 산 납치·살해사건 관련 가짜 메시지를 올렸다가 대중의 뭇매를 맞았다.
14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바이두는 얼마전 9세 딸을 잃은 장모씨의 계정에 잘못된 메시지를 게시한 것에 대해 13일 공식 사과했다.
바이두는 "계정 소유자의 동의 없이 잘못된 메시지를 게시한 편집자가 해고됐다"며 "담당 편집자는 바이두 뉴스 관리 규정을 위반했고 이용자들의 감정을 상하게 했다. 매우 유감스럽고 부끄럽다"고 밝혔다.
해당 편집자는 얼마전 중국 전역을 떠들썩하게 한 납치·살해사건의 피해 아동 아버지의 공식 계정 개설 소식을 알려 화제를 모았다.
장씨는 딸의 시신이 발견된 당일 이 계정을 통해 "방금 내 딸이 천국으로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번 생에는 더이상 아버지와 딸로 남을 수 없다. 다음 생에 다시 아이의 아버지가 되어 아이를 계속 돌보고 싶다"라는 글을 남겼다.
해당 글은 수백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수천개의 댓글이 달렸다. 장씨 계정의 팔로워는 80만 명이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장씨의 가족들은 장씨가 이 글을 남기지 않았다며, 해당 메시지는 '가짜'라고 주장했다. 장씨는 딸의 사망 직후 어떤 매체와도 접촉하지 않았다.
이에 중국 SNS 이용자들은 "바이두 뉴스가 아버지의 슬픔을 이용했다", "뉴스 윤리 위반이다"라며 분개했다.
한 평론 집단은 "바이두 뉴스는 '클릭'을 위해 원칙을 무시했다. 바이두에 대한 대중의 신뢰는 사라질 것"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지난 7월 초, 세입자 부부에 의해 장씨의 9세 딸이 납치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세간의 화제가 됐다.
이들 부부는 4일 장씨의 딸을 결혼식 화동으로 세우겠다며 상하이로 데려간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부부와의 연락이 끊겼고 장씨는 경찰에 이 사실을 알렸다.
지난 8일 저장성 닝보의 한 호수에서 이들 부부의 시신이 발견됐다.
그로부터 5일 후인 13일, 닝보의 해안가에서 납치된 장씨 딸의 시신이 발견됐다.
경찰은 사건을 수사 중이며, 납치 이유 등 자세한 정황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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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set@fnnews.com 이혜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