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세금 34억 쓰고도 3개월째 방치중인 강진 마량 북카페 논란

세금이 살살 녹는다

2019.07.07 11:15  
34억을 들여 지난 4월 개장한 강진군 마량 북카페가 운영에 들어가지 않아 주민들의 불만이다. © 뉴스1


강진 마량 북카페 내부. 탁자와 의자 몇개만 놓인 채 아무 시설이 들어서 있지 않다.© 뉴스1


전남 강진군 마량항 방파제를 따라 바다위에 34억의 사업비를 들어간 북카페(오른쪽)가 조성됐다. © News1 박진규 기자

(강진=뉴스1) 박진규 기자 = 전남 강진군이 마량항 관광활성화를 위해 건립한 마량 북카페가 수개월째 방치돼 예산낭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7일 강진군에 따르면 내년 완공 목표로 강진군 마량면 일원에 총 사업비 50억원을 들여 북카페와 데크탐방로 등을 갖춘 마량 해양레저복합공간 조성사업을 추진중이다.

이 중 마량북카페는 국비와 군비 34억원을 들여 마량항 중방파제 인근 바다위에 건축면적 189.15㎡(57.22평)에 지상 2층 철골조 구조물로 지난 4월 초 준공됐다.

강진군은 16억원을 투입, 선착장과 인근 까막섬을 연결하는 관찰데크와 교량을 내년 완공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먼저 준공식을 가진 마량 북카페가 3개월이 넘도록 제대로 운영하지 않고 있어 주민들과 관광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현재 북카페는 당초 계획과 달리 책이 구비되지도 않고, 카페도 운영하지 않은 채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만 하고 있다.

마을 이장 A씨는 "수십억원을 들여 건축물을 지어놓고 매달 80만원의 인건비를 줘 가며 오전에 문 열고 오후에 문 닫는 게 전부"라며 "이곳을 원래대로 카페로 운영하면 지역 명소가 될 건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북카페를 들어서다 문이 잠겨 발길을 돌렸다는 관광객 B씨는 "지어놓고 왜 운영을 안하는지 모르겠다"며 "다른 곳은 전망좋은 이런 건물이 없어서 난리인데…"라고 혀를 찼다.

일부 주민들은 북카페를 개장하지 않는 이유를 주변 카페들의 반발 때문으로 보고 있다.

주민 C씨는 "북카페 착공 당시 1곳이던 마량항의 커피숍이 그 사이 2곳이 더 생겨 모두 3곳으로 늘었다"며 "커피숍 주인중 한 명이 생존권 위협을 주장하며 민원을 제기해 그냥 전망대 기능으로만 개방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대다수 주민들은 바다위에 지어진 마량 북카페를 명소로 가꾸면 보다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와 활성화되면서 동반 상승효과가 날 것이라는 반응이다.


마량항 부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D씨는 "방파제 부근의 북카페가 운영된다고 해서 우리 커피숍에 지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어차피 그곳을 찾는 손님과 저희 가게를 찾는 손님은 다르다"고 말했다.

강진군 관계자는 "지역에 카페들이 여러 곳 있는데 굳이 자치단체에서 위탁 운영하는 카페까지 들어서야 하냐는 문제제기가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카페로 운영할 경우 차나 음료를 마시지 않는 관광객들은 방문을 꺼려할 수 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획한 대로 조만간 도서를 구비해 비치할 예정이다"며 "향후 주민 의견을 수렴해 차와 커피 등을 판매하는 공간으로 개편할 것을 고려해 보겠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