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김상훈 기자 =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이 거세지자 과장광고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처분을 받은 한국토요타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린다.
불매 운동, 관광 보이콧 등 일본산 제품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에도 "과장광고에 따른 과징금 조치는 부당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대규모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일부 차주들은 우호적이지 않은 여건에서도 한국토요타가 이같은 행보를 견지하자 "그래도 잘 팔린다는 자신감"에 소비자를 무시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6일 과장광고로 피해를 본 라브4 차주들의 소송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바른 하종선 변호사에 따르면 한국토요타는 답변서를 통해 "과징금 처분은 부당하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번 사건은 한국토요타가 2015~2016년식 라브4 차량을 국내에 출시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한국토요타는 해당 차량을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의 '최고안전차량'에 선정됐다고 광고했다.
2015~2016년식 미국 판매차량인 라브4에 안전보강재를 추가 장착해 최고안전차량에 선정된 사실은 맞다. 그러나 한국토요타는 국내 출시 모델에 안전보강재를 제외했다. 보강내용이 다른데도 미국에서 최고안전차량에 선정된 차량과 같은 사양으로 오해할만한 광고를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이 됐다.
차주들은 과장광고 사실을 파악한 뒤 2016년 공정위에 신고했다. 공정위는 2년여간 조사 끝에 올해 1월 한국토요타가 표시광고법상 기만적 광고를 했다는 이유로 광고중지명령과 함께 과징금 8억1700만원을 부과했다.
해당 차량은 국내에서 총 3600여대 판매됐으며 이를 통해 한국토요타는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차주는 물론 공정위까지 과장광고라고 판단했지만 한국토요타는 행정처분에 불복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4억원대의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하던 피해 차주들은 한국토요타가 후속조치 없이 여전히 "문제없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분통을 터뜨리는 모습이다.
한 원고인은 "해당 차량의 안전성이 광고 내용에 현저히 미치지 못한다는 걸 알았다면 그 돈을 주고 차량을 구매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원고인은 "일본의 경제보복 등 여러 이슈들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자체 보상안이나 공식적인 사과 등은 전혀 내놓지 않고 있다"며 "내수에서 판매 1위를 지키는 일본계 브랜드답게 그래도 차는 잘 팔린다는 자신감이 깔린 것 같다"고 꼬집었다.
실제 올해 상반기 내수에 팔린 수입차 10만9314대 중 일본 브랜드는 2만3482대로 집계됐다. 판매 수입차 5대 중 1대가 일본차였다는 의미로 한국토요타는 렉서스를 더해 1만4691대를 내수에서 팔았다.
내수 판매 일본차 중 60% 이상이 토요타와 렉서스 제품이다. 과거 독도 영유권 분쟁 등 한일 외교 갈등에도 일본차 판매량에는 큰 변화가 없었던 전례도 있다.
하종선 변호사는 "한·미 판매차간 충돌 흡수력 등을 비교해 가치가 떨어지는 차를 한국 쪽에 비싼 값으로 팔았다는 사실 입증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