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1) 허단비 기자 = 주점에서 "왜 내 여자친구와 술을 마시느냐"고 항의하는 20대 남성을 집단 폭행한 조폭이 경찰에 구속됐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공동상해 혐의로 A씨(25)와 폭력조직원 B씨(25)를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의 부름을 받고 폭행에 가담한 폭력조직원 C씨(25)·D씨(25)도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4월14일 오전 5시쯤 광주 서구 한 술집에서 여성 2명과 술을 마시다 여성 한 명의 남자친구 E씨(21)와 시비가 붙었다.
술집에서 여자친구를 발견한 E씨가 "왜 남의 여자친구와 술을 마시느냐"고 따졌고 A씨는 "내가 네 여자친구인지 알았냐"며 맞받아치며 말다툼이 시작됐다.
시비가 커지자 A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조폭 등 3명을 불렀다. 근처에 있던 충장OB파 조직원 B씨가 먼저 도착했다.
A씨와 B씨는 오전 5시30분쯤 술집 앞에서 E씨를 마구잡이로 구타했다.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한 E씨는 조폭이 휘두른 주먹을 맞고 기절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
현장에서 남자친구가 폭행당하는 걸 본 E씨의 여자친구도 깜짝 놀라 도와줄 사람을 불렀다. E씨의 지인인 국제PJ파 조직원 F씨(21)였다.
F씨는 과거 충장OB파 조직원이었으나 조직을 탈퇴해 국제PJ파 조직원으로 활동 중이었다. F씨는 패싸움이 일어나 도움이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고 한달음에 현장으로 달려왔다. 사소한 술자리 시비에 광주 양대 조폭 조직원이 한자리에 모인 셈이다.
이때 뒤이어 현장에 도착한 A씨의 지원군 조폭 C씨와 D씨가 F씨를 알아보고 또 다른 집단 폭행이 시작됐다.
C씨는 "조직도 배신하고 이 일대를 돌아다니냐"며 F씨를 CCTV와 인적이 드문 인근 지하주차장으로 끌고 가 무차별 폭행했다. C씨는 과거 F씨가 충장OB파에 몸담았을 당시 선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일대 CCTV 분석 등을 통해 증거를 수집하고 이들이 폭행 후 피해자들을 회유하고 신고할 경우 보복하겠다고 협박한 정황도 포착했다.
집단 폭행의 발단이었던 A씨는 지난달 20일 광주 서구 한 술집 앞에서 지나가는 커플을 구타해 남자친구의 광대뼈를 함몰시키는 등 전치 4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도 추가 됐다.
경찰은 지난 14일 이들 4명을 상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해 A씨와 B씨는 구속, C씨와 D씨는 불구속했다. C씨는 조사 과정에서 여죄가 추가로 확인돼 추후 구속영장을 재신청할 예정이다.
경찰은 "경찰차원에서 폭력조직 문제는 엄하게 다스릴 방침"이라며 "이들이 동종 전과가 다수 있는 점으로 미뤄 추가 여죄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