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품질' 강조한 윤홍근 회장 철학 집합체
신규 창업자 실전 연습 통해 '사장님' 탈바꿈
(이천=뉴스1) 김종윤 기자 = 경기도 이천 설봉산엔 조금은 색다른 대학이 하나 있다. 그 이름은 바로 '치킨대학'이다. 치킨에 무슨 '대학'이란 이름까지 붙이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곳은 BBQ가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 1위로 도약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입시철이 다가오면 입학 조건과 합격 가능한 수능점수 문의가 온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치킨대학은 윤홍근 회장의 경영철학을 그대로 보여주는 곳이다. 그는 회사 설립 당시부터 교육과 품질을 강조했다. 맥도널드의 햄버거 대학을 벤치마킹한 이유다. 현재 BBQ의 맛과 가맹점주 요람으로 치킨 프랜차이즈 유일한 교육·연구기관 역할을 하고 있다.
◇ BBQ 신제품·맛 비결 요람…레시피 공개 無
지난 14일 BBQ 맛의 비밀을 확인해 보기 위해 치킨대학을 직접 찾았다. 치킨대학은 2003년 건물 2개동으로 조성됐다. 약 3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숙소뿐 아니라 강의실·세미나실·조리실습장을 갖추고 있다. BBQ는 오는 2025년까지 인근을 테마파크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2층에 들어서자 세계식문화과학기술원으로 불리는 연구소가 눈에 띄었다. 사무실 입구엔 '통제구역'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여기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치킨을 연구·개발하는 곳입니다"라는 설명에 BBQ의 자신감이 묻어났다.
BBQ 관계자는 "석·박사급 연구원 30여 명이 근무하는 곳"이라며 "BBQ의 모든 레시피가 개발되고 있어 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한다"고 설명했다.
BBQ 대표 메뉴는 황금올리브치킨이다. 치킨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은 기름 때문이다. BBQ가 올리브유를 활용한 제품을 내놓으면서 고정관념을 깼다. 조리법은 간단했다. 염지한 생닭을 8조각으로 분리하고 파우더를 뭍인 후 올리브유에 10분간 튀긴다. 비결은 파우더다. 겉모습은 밀가루와 흡사하지만 30여개의 향신료가 포함돼 있다. 타사에서 황금올리브치킨을 흉내낼 수 없는 비법이 여기에 숨어 있다.
BBQ 관계자는 "파우더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가맹점주가 되는 것"이라며 "정확한 성분과 제조 과정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 시작부터 끝까지…신규 창업자 2주 교육 필수
BBQ는 1995년 구의동에서 2개 층을 사무실로 얻어 출발했다. 이 중 1개 층을 교육 시설로 활용하며 자본금 약 60%를 투자했다. 윤 회장의 갈증은 계속됐다. 첫 치킨대학을 2000년 경기도 광주에 설립 후 다시 이천으로 확장 이전을 결정했다.
치킨대학은 그룹 입사자뿐 아니라 가맹점주 교육 장소다. 신규 가맹점주는 2주간 이곳에서 교육 과정을 이수해야만 창업할 수 있다. 조리 실습장뿐 아니라 실제 매장과 흡사한 훈련장도 마련돼 있다. 가맹점주는 주문접수부터 손님 대응을 위한 실전 연습까지 할 수 있다.
BBQ 관계자는 "조리법만 배운다고 가게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없다"며 "기존 가맹점주도 주기적으로 찾아 맞춤형 진단을 받는다"고 강조했다.
자체 개발한 GMS(Genesis Marketing Strategy) 시스템도 인상적이었다. 예를 들어 아파트 동호수 별로 주문 이력을 분석한다. GMS는 Δ단골손님 Δ주문이 멈춘 손님 Δ주문 이력 없는 손님 등으로 구분한다.
BBQ 관계자는 "단골에겐 사은품을 제공해 충성도를 유지하게끔 한다"며 "주문 이력이 없는 손님을 위해 맛보기 치킨 제공을 가맹점주에게 제안한다"고 설명했다.
치킨대학에서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한 캠프도 열린다.
BBQ 관계자는 "치킨대학은 세계 1위 기업 달성을 위한 전초기지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가맹점과 본사는 품질향상과 교육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