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에 걸렸다고 글을 올려 수천만원대 후원을 받은 네티즌의 거짓말이 탄로 났다.
지난달 15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서 '붕어의질주'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네티즌 A씨는 자신이 '재생성 빈혈'이라는 병에 걸렸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가족들도 병이 있고 사업이 망했다며 후원을 요청했다.
이후 A씨는 누군가가 자신을 조롱하기 위해 음식물 쓰레기를 택배로 보냈다고 주장했다. 이를 받은 부인은 자살 시도를 했으며 병원에 입원까지 했다고 덧붙였다.
해당 사연에 안타까움을 느낀 '보배드림' 회원들은 A씨를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다수의 회원들은 A씨의 계좌번호에 후원했고 모금된 금액은 1000만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부 회원들이 병에 대한 증거를 요구하면서 문제가 일기 시작했다.
A씨는 "나를 의심하는 것이냐"는 반응을 보이며 "나중에 다 정리해서 인증하겠다"고 말했지만 자취를 감췄다.
이에 분개한 회원들은 "조작이라면 용서하지 않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논란이 커지자 A씨는 3일 오전 9시 "도움을 요청했다가 너무 액수가 많이 와버리고 겁도 났다"며 "잠수타지 않을 것이며 변제에 최선을 다하겠다. 믿음을 이렇게 저버려 죄송하지만 혹여 다른 어려움을 겪는 분이 있으면 그래도 한번쯤 관심가져주길 바란다"고 글을 올렸다.
약 30분 이후인 9시 반에는 또 다시 글을 올려 "성장과정과 질병은 사실이며 저와 집사람, 두 아이가 월세방에 사는 것도 사실"이라며 "사정을 알리고 차용을 요청하며 당장 쌀 구입 등 먹거리는 해결한 상황이다. 저에게 관심 좀 가져주세요 하는 심정으로 쓰레기 배송은 각색해서 올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월세 해결할 정도만 차용해 주시면 좋겠다 였는데 의도치 않게 계좌가 오픈되어버려 일이 커져버렸다"며 "번거롭더라도 공개한 이메일로 입금일과 성함, 금액 등을 알려주시면 변제하겠다. 이번 일로 충격에 빠졌을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A씨에게 배신감을 느낀 '보배드림' 회원들은 고소하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을 느낀 보배드림 측은 공지를 올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붕어의질주님의 작성 글을 확인한 끝에 후원금 부분에서 법적 문제 여지가 있을 수 있다고 판단되어 안내를 드린다"며 "현행법상 천만 원 이상의 기부금품을 모집하려면 사용계획서를 작성해 광역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쓰레기 택배를 보내고 방문해 가족을 조롱했다는 여자친구의 글을 작성한 계쩡의 접속 아이피와 피해를 당했다는 계정의 접속 아이피가 일치한 기록을 확인했다"며 "현재까지 피해 액수가 크니 더 이상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입금 주의를 요청드린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보배드림 #기부 #후원 #고소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