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공조수사로 호주서 검거, 1일 강제호송…오늘 檢 송치
교도소 수감생활 중 익힌 법적 지식으로 사기행각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전직 검사 출신 변호사를 사칭해 7억9000만원을 빼돌린 부부 사기단이 해외로 도주한지 6년만에 붙잡혔다.
제주서부경찰서는 임모씨(58·여)와 신모씨(62)를 사기 및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사실혼 관계인 임씨와 신씨 부부는 2010년 11월부터 2013년 5월간 서울 강남구 일대에서 임씨가 23년간 검사를 지낸 변호사라고 속여 피해자 5명에게 총 10회에 걸쳐 7억9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피해자들에게 살인사건 등의 재심청구와 민사소송 사건 수임 명목 등으로 수임료를 받거나 돈을 빌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빼돌린 돈 대부분을 생활비로 쓰고 일부는 고소당하는 것을 피하려고 다른 피해자에게 수임료로 받은 돈을 되돌려주기도 했다.
임씨는 3차례 징역형을 선고받아 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하며 익힌 법적 지식을 토대로 검사 출신 변호사를 사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임씨는 교도소 수감 중에도 살인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다른 재소자의 절박한 심정을 이용해 고액의 수임료를 받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범행이 탄로나자 2013년 7월 호주로 달아났다.
경찰은 인터폴과 국제공조수사를 통해 이들을 쫒던 중 지난해 호주 현지 사법당국이 붙잡아 지난 1일 국내로 강제호송했다.
이들은 제3국으로 재도피하기 위해 호주 이민당국에 투자이민 비자와 난민비자를 신청하는 등 법적 절차를 밟기도 했지만 2월 최종 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 송환된 이들 부부는 범행 당시 주소지를 둔 제주에서 조사를 받게 됐다.
이들은 범행을 전면 부인했으나 경찰은 미리 확보해 둔 금융계좌 내역 등 증거를 확보해 혐의 입증을 자신하고 있다.
박충서 제주서부경찰서 수사과장은 "국내와 호주에서 추가 피해사례 등 여죄 없는지 면밀히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