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망언에 반성도 없어 '분노'
보수 결집 '기획 방문' 의심
(광주=뉴스1) 전원 기자 = 5·18 폄훼 발언 솜방망이 징계,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 구성 뒷전 등 5·18에 대한 자유한국당의 행태에 광주가 들끓고 있다.
여기에 보수세력 결집을 위한 '기획 방문'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분노한 광주민심에 김진태 의원에 이어 황교안 대표도 광주에서 곤욕을 치렀다.
지난 3일 황 대표는 광주 송정역 광장을 찾아 '문재인 STOP(스톱)! 광주·전남 시·도민이 심판합니다' 규탄집회를 열고 문재인 정부를 심판해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광주지역 시민단체가 황 대표가 도착하기 전부터 '임을 위한 행진곡'과 '오월의 노래'를 부르면서 "5·18 역사를 왜곡하고 국정농단 세력이자 적폐의 몸통인 자유한국당은 해체하라"고 맞불을 놓았다.
황 대표가 발언을 할 때마다 시민단체는 '1700만 촛불, 170만 청원 자유한국당 해체하라!', '황교안은 박근혜다, 황교안은 광주를 당장 떠나라!'는 푯말을 들고 황 대표 뒤로 이동해 "물러가라"를 연이어 소리쳤다.
결국 양측의 충돌로 인해 규탄집회는 20여분 만에 중단됐고, 황 대표는 고속열차 탑승을 위해 이동하던 중 누군가로부터 물 세례를 받기도 했다.
앞서 지난 2월12일 자유한국당 광주시당·전남도당 당사를 찾은 김진태 의원이 시민들에게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 의원은 당원들과 만남의 자리를 갖기 위해 광주를 찾았다.
하지만 김 의원에게 5·18망언 논란이 제기되면서 5월 단체 등이 입구를 막고 격렬히 항의했다.
이후 당사에서 당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김 의원에게 한 시민이 쓰레기가 담긴 파란 봉투를 던졌다. 김 의원이 직접적으로 쓰레기를 맞지는 않았지만, 간담회는 아수라장이 됐다.
한국당이 광주에서 환영을 받지 못하는 것은 5·18 망언 논란 등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란 관측이 대체적이다.
한국당 소속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은 지난 2월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동주최한 5·18 공청회 인사말에서 '(5·18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세력들에 의해서 폭동이 민주화 운동으로 됐다' '종북 좌파들이 지금 판을 치면서, 5·18 유공자라는 이상한 괴물 집단을 만들어 내서 우리의 세금을 축내고 있다'고 발언했다.
이에 한국당 윤리위원회는 5·18 폄훼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이종명 의원에 대해서는 제명, 김순례 최고위원과 김진태 의원에게는 각각 당원권 정지 3개월, 경고 조치를 내렸다.
한국당은 의원총회를 열고 이들 의원에 대한 징계를 의결할 계획이었지만 패스트트랙 정국으로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황이다. 결국 5·18 망언 논란에 대해 아직까지도 제대로 매듭을 짓지 못한 것이다.
5·18역사왜곡처벌법 제정과 5·18 특별법에 의한 진상조사위원회의 구성을 막고 있는 것도 지역 민심의 반발을 사고 있는 것으로 지역정치권은 분석하고 있다.
현재 여야 4당이 5·18역사왜곡처벌법 개정안을 오는 18일까지 제정하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제1야당인 한국당은 아직까지 이에 대한 답변이 없는 상황이다.
5·18진상조사위원회 위원도 제대로 추천하지 않으면서 지난해 법이 제정됐지만 아직까지 진상조사위원단이 구성조차 되지 않고 있다.
이에 5월 단체 등은 자유한국당이 5·18역사왜곡처벌법 제정과 진상규명조사위원 추천에 협조하기로 약속하고, 5·18을 왜곡하고 깎아내린 언행에 대해 사과를 하지 않을 경우 황 대표와 자유한국당의 국립5·18민주묘지 참배를 막겠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김정현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5·18진상조사위는 한국당 추천 인사의 결격사유 때문에 구성조차 못하고 있고, 망언자 처리를 위한 국회윤리특위 자문위도 한국당 추천인사들의 사퇴로 스톱됐다"고 밝혔다.
이어 "사정이 이런데도 5·18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광주에 와서 봉변을 당한다는 것은 의도적인 작태라고 규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광주와 5·18을 자파 지지층 재결집용으로, 지역감정을 부추겨 내년 총선에서 표를 얻어보겠다는 비열한 전략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황 대표와 자유한국당의 5·18문제 선결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