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광기금 감소 추세…내국인 출입 카지노 경쟁 과열 우려
(정선=뉴스1) 박하림 기자 = 대한민국 산업화의 원동력이었던 석탄 산업이 정부의 석탄합리화정책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현재 강원 남부 폐광지역에 소재한 극소수의 광업소만 정부의 화석연료 보조금으로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곧 문을 닫을 처지다.
1995년 3·3주민운동으로 제정된 폐광지역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폐특법)은 지금까지 두 차례에 걸쳐 연장됐지만 결국 2025년 만료를 눈앞에 두고 있다. 3차까지 연장하기엔 정부를 설득할 수 있는 명분이 전보다 약해진 건 사실이다.
폐광지역은 이제 폐특법을 기반으로 탄생한 강원랜드에도 큰 기대를 걸기가 어려워졌다. 아직 이렇다 할 자생력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서 폐특법 만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날이 갈수록 카지노에 대한 정부의 규제는 심해지고 있고 내국인 카지노에 눈독을 들이는 곳이 한 두 군데가 아니다. 또 지난 20년간 폐광지역의 회생을 위해 써야 할 막대한 기금이 중앙정부로 흘러들어간 부분도 지역의 큰 걸림돌이 됐다.
거기다 2001년부터 폐광지역개발기금으로 총 1조5000억원 가량이 투입됐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사행산업 규제 강화에 따른 강원랜드의 순이익 하락 추세를 감안하면 폐광기금의 규모는 점점 축소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2018년에 강원랜드가 내놓은 폐광기금은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했다.
지난 20년간 강원랜드 수익금의 70%는 중앙 정부로 흘러 들어갔고 지방재정은 30%만 사용해왔다. 강원랜드가 폐특법 2기(2006년~) 이후 국세와 관광진흥개발기금 등 중앙재정에 낸 돈만 약 4조3000억 원이다.
또 중앙재정에 속하는 관광기금은 강원랜드 매출액 기준으로 10%씩, 매년 폐광기금 이상의 액수를 가져가고 있다.
정선 고한·사북·남면·신동 지역살리기공동추진위원회(위원장 김태호)는 “카지노 규제로 애꿎게 폐광지역개발기금까지 대폭 줄어드는 부작용이 생기고 있는 만큼 관광기금 등 여력이 있는 중앙재정의 일부를 지역으로 환원하는 적극적인 보완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유일한 내국인 출입 카지노장인 강원랜드의 방어막이 곧 허물어질 수도 있다.
해외 자본을 끌어들인 새만금과 인천 송도가 집요하게 내국인 카지노 추가 개장의 불을 지피고 있다.
선상 카지노장을 구상하는 대구와 부산, 제주도도 내국인 카지노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25년 일본에 대규모 카지노장이 개장이 확정돼 앞으로 한국 카지노 산업은 큰 위협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형 공기업 전환 또한 강원랜드가 정부의 각종 규제에 발목이 잡히는 서막이다. 사행성 산업이라는 이유로 정부 규제가 강화돼 영업시간 축소와 매출 제한을 받고 있으며 이에 따라 고용이 줄고 지역연계 투자액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규제가 강화된 이후 총매출은 최근 2년 연속 평균 1000억 원씩 줄어들었다.
지난 3월8일 제165차 이사회에선 강원랜드 설립 후 사상 최고배당 성향인 61.39%를 기록했다. 배당성향이 높아지면 그만큼 지역에 대한 투자 여력은 감소하므로 그동안 강원랜드의 지역 파견사외 이사들은 주식 배당성향이 50%를 넘지 않도록 관리해왔다. 기존 폐광지역 특성상 배당금을 제외한 순이익금으로 지역에 대한 개발 투자가 이뤄졌다.
주식배당률 50%를 넘기는 이번 결정은 강원도 및 정선, 태백, 삼척, 영월 지역을 대표하는 사외이사 6명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원랜드 경영진과 준정부기관인 광해관리공단 측 이사들의 찬성으로 7대 6으로 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추위는 “정부도 카지노를 무조건 사행성 산업 규제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관광서비스 산업의 경쟁력 강화라는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카지노 인근 지역 주민들은 현재의 위기 상황을 똑바로 인식하고 폐특법 만료 전에 부족한 지방재정을 확보하고 대체산업을 육성하는 일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