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北 개성연락사무소 철수…'새로운 길' 발표 임박 신호?

북한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도..

2019.03.23 07:00  
주요국 공관장 평양 소집에 이어 사무소 北인원 철수
北비핵화 협상 입장 담은 성명 발표 임박 관측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문대현 기자 =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북측 인원이 22일 철수한 가운데 북한의 이번 조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새로운 길" 발표의 신호탄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남측에 대한 섭섭함, 불만을 넘어 역할이 불필요, 무의미하다는 것일 수도 있고 북한의 '새로운 길' 발표가 임박했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이게 남북 관계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고 비핵화 결렬로 최고인민회의를 앞두고 뭔가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북한이 좀 강하게 몽니를 부리는 것"으로 진단했다.

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미국이 세계 앞에서 한 자기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우리 인민의 인내심을 오판하면서 일방적으로 그 모습을 강요하려 들고 의연히 공화국에 대한 제재와 압박으로 나간다면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이 부득불 나라의 자주권과 국가의 최고 이익을 수호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북한이 주요 국가 공관장을 평양에 불러들인데 이어 남북연락사무소의 북측 인원까지 철수한 것은 비핵화 협상 전략과 대외정책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징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앞서 지난 19일 지재룡 주중대사와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대사, 김형준 주러대사를 포함 주요국 주재 대사들을 긴급 소환했다. 북핵 문제 협의체였던 6자회담 당사국 가운데 대사관이 없는 한국과 일본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 대사들을 전부 귀국시킨 것이다.

그래서 조만간 북한이 국무위원회 위원장이나 정부 명의로 비핵화 협상과 관련 대외적으로 강경한 성명을 발표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정 본부장은 전망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다음달 11일 최고인민회의 개막에 맞춰 성명을 발표할 것이란 예상도 있다.

김 위원장이 제시한 "새로운 길"에 대해 다수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에 대한 기대를 접고, 국제사회를 상대로 자발적 비핵화 의지를 보이면서 중국, 러시아와 협력을 강화해 자력갱생의 길을 가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집사'로 불리는 김창선 부장이 지난 19일 베이징을 거쳐 모스크바에 도착한 것은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하게 된다면 이는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러 이후 8년만이다.

이 같은 예상은 북한이 당장에 도발로 대응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에 기초한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경제 발전 성과를 주민들에게 보여야 하는 상황에서 핵실험이나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게 되면 추가 제재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이 우주공간의 평화적인 이용권을 내세워 인공위성을 쏜다고 해도 미국은 '레드 라인'을 넘겼다고 판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엔안보리 결의안은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북한의 모든 발사'를 금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상황이 더욱 악화되면 북한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정성장 본부장은 "북한의 저강도 대남 압박 조치에 너무 과민 반응하는 것도 곤란하지만 현재로서는 상황이 더욱 악화되기 전에 정부가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지금 상황에서 미국도 세게 나오고 북한도 이렇게 나오기 때문에 일단은 대화로 돌아가는 건 둘째 치고 양측이 조금 진정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러다가 한반도 긴장이 촉발되고 북한이 지금 상황에서 위성발사라도 해버리면 상황이 진짜 이상해진다. 그걸 막는 게 우선이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