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역전세난 우려도…보증금 반환보험 가입해야"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서울 아파트 거래절벽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전세 거래는 증가해 대조적인 모습이다. 전세는 한때 월세에 밀려 사라지는 분위기였으나 최근 전셋값 하락에 따른 거래 증가로 부활하고 있다.
1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1만7798건을 기록했다. 전월(1만4676건) 대비 21.3%, 지난해 1월(4140건)과 비교하면 25.9% 급증한 것이다.
1월 거래량으로는 서울시가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11년 이래 최고 수준이다. 종전 최고 기록은 2015년 1월의 1만4304건이었다.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는 지난해 9·13 부동산대책 이후 눈에 띄게 늘어나는 추세다. 10월(1만8122건), 11월(1만6042건) 연이어 월별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고, 12월(1만4676건) 거래량도 예년 평균을 넘어섰다.
전·월세 거래에서 전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늘어나는 추세다. 한때 80%에 육박했던 서울 아파트 전세 비중은 2017년 초 60% 중반까지 추락해 '전세 시대 종말'을 예고했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자 집주인들이 높은 임대이익을 얻기 위해 전세를 월세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서울의 임대수요가 풍부해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최근 전세 거래가 늘면서 전세비중은 70% 중반까지 회복됐다.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가 증가한 것은 공급과 수요가 모두 늘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은 3만9500가구로 직전 5년 평균치인 3만1800가구 대비 24.2% 많다. 새 아파트는 집주인이 직접 거주하는 경우도 있지만, 투자 목적의 경우 상당수가 전세로 재공급된다. 여기에 정부가 임대사업자에게 세금 혜택을 주기로 하자, 임대 등록 주택이 급증하면서 새로운 전세 공급원이 됐다.
이런 가운데 '불패 신화'를 자랑하던 서울 아파트값이 9·13대책 이후 장기간 하락하면서 집값 불확실성이 커지자 매매수요의 전세 전환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대출·세금규제로 주택매입이 이전보다 어려워진 것도 전세수요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실제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대책 이후 매수세가 완전히 끊겨 지난달 거래량이 6년 내 최저 수준인 1877건에 그쳐 거래절벽을 지속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서 서울 집값은 지난주 0.07% 떨어져 14주 연속 하락했다.
전세 선호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최근 집값과 전셋값이 동시 하락하면서 일부 지역에선 계약 만기 때 보증금을 돌려받기 어려운 역전세난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며 "주택담보대출금과 전세보증금을 합친 금액이 집값의 80%를 넘는다면 보증금 반환보증에 가입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