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마다 시어머니에게 불려가 교육 받는다는 여성 "김밥집 운영해서..."

입력 2025.12.07 11:41수정 2025.12.07 13:23
주말마다 시어머니에게 불려가 교육 받는다는 여성 "김밥집 운영해서..."
(출처=뉴시스/NEWSIS)
[서울=뉴시스]최현호 기자 = 주말만 되면 시어머니에게 불려 가 '주방 교육'을 받는다는 여성이 불만을 토로했다.

3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시어머니가 매주 주말마다 '주방교육' 받으라고 하세요'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시어머니가 고집이 꽤 센 편이고 본인 요리에 자부심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시어머니는 예전에 김밥집을 운영했고, 사람들이 줄 서서 먹을 정도로 근처에서 제일 잘 나갔다며 매일 자랑을 늘어놓는다고 한다. A씨는 "솔직히 그게 제 결혼 생활이랑 상관이 있냐. 식당 운영했던 게 대단한 일인 건 알겠는데 그렇다고 며느리 인생까지 '주방 교육'으로 관리해야 하는 건 아닌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결혼 뒤 시어머니는 주말만 되면 주방 교육을 받아야 한다며 A씨를 따로 부른다고 한다. 며느리는 시댁 손맛을 이어가야 한다는 취지다.

처음 A씨는 단순히 요리를 돕는 건 줄 알았지만 시어머니는 칼 잡는 법, 도마 앞에 설 때 발 간격, 김밥 말 때 밥알을 바르는 법, 계란말이 만드는 법 등 그야말로 '교육'을 진행했다고 한다.

A씨는 "저는 그냥 집에서 엄마한테 배운대로 눈대중으로 간 보고 맛 보면서 하는 스타일이다. 먹을 만하면 된 거 아니냐. 근데 시어머니 앞에만 서면 제가 평생 요리를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처럼 틀린 사람 취급을 받는 느낌이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문제는 제 기준에서는 우리 엄마가 훨씬 요리도 잘하고 정리 정돈도 잘 한다. 친정집 가면 반찬도 집밥 느낌에 다 맛있고, 상 차려놓으면 진짜 깔끔하다. 싱크대도 항상 마른 상태고 냉장고도 칸별로 완전 정리돼 있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반대로 시어머니 집은 찬장 열어보면 플라스틱 통이 제각각이고, 냉장고도 비닐봉지에 싸놓은 것들이 여기저기 쑤셔 박혀 있고 김치통도 진짜 세월의 흔적이 가득하다. 근데 그런 집을 보면서도 시어머니는 본인 방식이 제일 맞다고 한다"라고 지적했다.

또 신혼집과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시어머니는 신혼집에 놀러 오면 가장 먼저 냉장고를 열어보고 반찬통, 조미료 위치, 수세미 놓는 자리까지 본인 기준대로 다시 정리한다고 한다.

남편은 이런 시어머니에 대해 "엄마가 원래 좀 FM이라 그렇다. 그냥 적당히 맞춰 드려라"라고 말할 뿐이다.

A씨는 "미래를 상상하면 더 답답해진다. 아기 태어나면 이유식도 시어머니 레시피대로 해야 할 것 같고 간식도, 과자도, 심지어 물 온도까지 시어머니 방식이 기준이 될 것 같다"며 걱정했다. 그러면서 "내가 지금 미리 선을 안 그으면, 나중에 내가 우리 집 주방 주인이 되는 게 맞나"라면서 "애 키울 때도 내가 엄마인지, 시어머니가 엄마고 나는 도우미인지 헷갈릴 것 같다. 이런 걱정 하는 제가 너무 과한 건가"라고 물었다.


누리꾼들은 "저걸 왜 '교육' 받고 있고, 하나도 안 막아주는 남편이랑 애를 낳을 생각을 하고 있고, 저런 시모한테 애를 맡길 생각을 하고 있네" "용케 애 낳을 생각했다. 나는 주말 첫날 남편 쥐 잡듯 잡고, 혼인신고도 안 했겠다. 탈주했을듯" "시엄마 제자나 직원으로 들어간 게 아닌데 교육을 왜 받고 그 맛을 왜 이어가요. 어이없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wrcmania@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