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티 프로젝트' 민서, '서른 즈음에' "확신이 생겼어요"

입력 2025.02.02 11:05수정 2025.02.02 11:05
강버터·이재준, 컬렉티브 결성 신곡 '어나더 웨이' 발표 "제 강점은 라이브…소규모 공연 계속 하고싶어"
'나인티 프로젝트' 민서, '서른 즈음에' "확신이 생겼어요"
[서울=뉴시스] 민서. (사진 = 에이사이드 컴퍼니 제공) 2025.02.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가객' 김광석은 대표곡 '서른 즈음에'에서 "또 하루 멀어져 간다"고 노래했고, 뮤지컬 '틱틱붐' 속 서른 살 생일을 앞둔 '조나단'은 자신의 상상과 다른 서른 살의 모습 앞에서 중압감을 느꼈다.

올해 한국 나이로 서른살을 맞은 민서(29·MINSEO)는 새로 시작한 '나인티 프로젝트(90 project)'로 발표한 '어나더 웨이(Another Way)'에서 "어디쯤 오고 있는 건지, 어디로 가고 있던 건지"라고 썼다.

그 혼란은 하지만 부정으로 수렴되지 않는다. 민서가 홀로 가사를 쓴 이 곡의 끝은 "너와 나 / 가는 곳 어디든 빛을 내고 있어 / 잡은 두 손을 놓지 않을게 / 멈추지 말고 달려와 / 내 안에"로 끝난다.

최근 충무로에서 만난 민서는 "30대의 첫 시작이 새로운 것이라 설렌다"고 했다. 서른 살을 생각하고 쓴 곡이 아닌데, 20대의 끝과 30대의 문을 여는 타이밍에 맞는 곡이 탄생했다.

민서는 20대 초입에 가요계에 들어왔다. 지난 2015년 엠넷 서바이벌 오디션 '슈퍼스타K7'을 통해 얼굴을 알렸고 가수 겸 프로듀서 윤종신이 이끄는 미스틱에서 가수로 데뷔했다. 이후 빌엔터테인먼트를 거쳐 현 에이사이드 컴퍼니에 둥지를 틀었다.

윤종신의 히트곡 '좋니'의 답가인 발라드 '좋아'로 이름을 알렸지만, 민서의 20대는 사실 쉽지 않았다. 백지 같은 유망주로 평가 받았던 그녀는 다양한 콘셉트를 시도했다. 하지만 민서 스스로도 자신의 정체성을 알기 힘들었다. 주변도 그녀에 대해서 하는 이야기가 저마다 달랐다. 혼란이 깊어졌다.

"저도 절 잘 모르는데, 다른 분들이 확신을 갖고 저를 좋아하기 힘들죠. 그런 혼란의 시기에 대중분들과 조금씩 조금씩 거리가 생겼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저도 저를 찾아가고 있는 중이긴 하지만, 제가 하고 싶은 얘기나 저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예년보다 확신이 생겼어요. 새로운 시작인데, 예전에 비해 한결 여유로워졌어요."
'나인티 프로젝트' 민서, '서른 즈음에' "확신이 생겼어요"
[서울=뉴시스] 민서. (사진 = 에이사이드 컴퍼니 제공) 2025.02.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설레는 마음이 65%, 걱정되는 마음이 35%다. 자신이 새롭게 선보이는 걸 '대중이 좋아하지 않으면 어떡하지'라는 복합적인 감정이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한다.

신곡 '어나더 웨이'는 밝고 청량한 모던록 풍의 가슴이 뻥 뚫리는 곡이다. 이번에 처음 도전한 밴드 음악엔 원래 관심이 많았다고 했다. 국내에선 '넬', 해외에서는 브릿팝 밴드 '콜드플레이'를 좋아했다. 존 메이어의 기타 사운드도 즐겨 들었다.

근데 혹자는 밴드 열풍에 편승한 게 아니냐고 반응할 수 있다. 민서는 웃으며 최근 밴드 붐 열풍을 이렇게 분석했다.

"자극적인 음악들의 시대가 끝나고 사람들이 리얼 사운드를 찾아서 듣는 시대가 돌아왔다고 생각하거든요. 진정성이 담긴 음악들을 찾아서 다시 밴드 시대가 돌아왔다고 생각을 해요. 저도 다시 돌고 돌아서 밴드로 돌아온 걸 대중이 이해해 주시지 않을까요?"

나인티 프로젝트의 음악은 자신을 대표하는 음악성이라기보다,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하면서 말하고 싶은 것도 전하고자 한 마음이 크다. 그녀가 제대로 작곡, 작사에 참여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으로 나아가 보자'라는 얘기를 더 많이 담았어요. 사운드적인 측면에서도 개방감 있게 시원하게 들을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어요."
'나인티 프로젝트' 민서, '서른 즈음에' "확신이 생겼어요"
[서울=뉴시스] 민서. (사진 = 에이사이드 컴퍼니 제공) 2025.02.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나인티 프로젝트는 평소 마음이 맞는 음악 친구들과 뭉친 일종의 문화 컬렉티브다. 작곡가 겸 편곡가 강버터(Kang Butter), A&R 담당인 이재준으로 구성됐다. 세 명이 모두 90년대생이라는 점이 이름을 짓는 이유가 됐다. 작년 늦여름쯤부터 같이 작업한 곡이 이번에 나왔다.


"강버터 친구는 작곡가로도 활발히 활동하면서 자기 곡도 있고 코러스도 해요. 여러 방면으로 다재다능한 친구예요. 버터 친구가 이번에 저랑 같이 곡을 만들어 줬죠. 이재준이라는 친구는 스물 한 살 때부터 알아온 친구인데 음악 얘기는 정말 많이 나눴지만, 함께 음악을 만들어 본 적은 없었어요. 그러다가 '우리가 같이 뭔가를 해보자' 해서 셋이서 도란도란 모여가지고 만들었죠. 앞으로 계속해서 이런 비슷한 느낌을 내고 싶어요."

K팝 아이돌로 재편된 국내 음악계는 갈수록 여성 솔로가 살아남기 쉽지 않은 구조다. 다양한 장르를 섭렵한 민서는 이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해왔다. 특히 코로나19 기간 공연이 확 줄어들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저는 라이브에 되게 강점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것이 없어지니까 '날 뭘로 입증해야 되지'라는 고민이 정말 많았어요. 나인티 프로젝트를 하는 큰 목표 중 하나는 곡이 쌓여서 소규모로라도 공연을 하고 싶어서예요. 연결고리를 만드는 거죠. 민서라는 사람이 가져갈 수 있는 강점과 장점은 라이브인데 그거를 보여줄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싶어요. 그렇게 해서 많이 들려드리다 보면 대중분들도 납득하시지 않을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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