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컷과 격리된 공간서 생활하던 긴팔원숭이 모모(12), 새끼 낳아
동물원, DNA 검사 통해 남편 찾아…'교대 전시'하던 이토(34) 특정
'경계 칸막이' 뚫린 1㎝ 구멍 통해 짝짓기 시도 추정…추후 합사 예정
미국 바이스지 등이 2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일본 나가사키현 구주쿠시마 동물원에 살고 있는 긴팔원숭이 '모모'(12)는 지난 2021년, 얼굴 주위로 동그란 흰색 털을 가지고 있는 새끼 긴팔원숭이를 낳았다.
동물원 가족의 임신과 출산은 마땅히 축하받아야만 할 일이었지만, 당시 동물원 사육사들은 마음 놓고 모모의 출산을 축하해 줄 수만은 없었다. 평상시 수컷들과 울타리로 엄격하게 구분된 공간에서 생활한 모모가 도대체 어떤 경로로 임신을 하게 됐는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동물원 측은 고심 끝에 모모의 새끼가 충분히 자란 이후에 DNA 검사를 통해 모모의 남편을 찾기로 했다. 사육사들은 지난해부터 모모와 모모의 새끼, 네 명의 '남편 후보'로부터 대변과 머리카락 샘플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동물원의 관리자직을 맡고 있는 준 야마노는 바이스지와의 인터뷰에서 "모모의 새끼가 충분히 자라는 걸 기다려야만 하기도 했지만, 충분한 샘플을 수집할 만큼 원숭이들에게 접근하는 것에도 어려움을 겪었다"라며 모모의 남편을 찾는 데 2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린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오랜 시간을 투자해 충분한 샘플을 수집한 동물원은 마침내 모모의 남편 원숭이를 특정해 낼 수 있었다. 바로 모모와 같은 날 교대로 전시되곤 했던 이토(34)였다.
동물원 측은 전시 구역과 거주 구역이 칸막이로 분리돼 있었지만, 이토가 칸막이에 뚫려 있는 지름 1㎝ 남짓의 작은 구멍을 통해 짝짓기를 시도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야마노는 2년 만에 가족을 찾게 된 모모 가족이 적응 기간을 거쳐 합사하게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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