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애도기간에 무료로 음식 제공한 노부부의 사연

입력 2022.11.08 15:16수정 2022.11.08 16:06
기사내용 요약
"딸이 유학 중에 대만 지진 겪어...원인이 어떻든 간에 젊은 애들이 목숨을 잃어서 가슴 아프다. 그때 마음 졸인 게 생각나면서 부모들 마음에도 공감이 갔다"

이태원 참사 애도기간에 무료로 음식 제공한 노부부의 사연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허서우 인턴 기자 = 제주의 한 중화요리집이 이태원 참사 애도 기간에 공짜로 손님들에게 음식을 제공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4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공짜 점심을 먹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에 따르면 "일하다가 점심을 먹기 위해 동네 작은 중화요리집을 방문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다른 테이블에서 식사하던 동네 어르신께서 계산하려는 데 돈을 안 내고 그냥 가시더라"며 "대화 내용을 듣지를 못해 '다른 분이 계산하셨나 보다' 했는데 다음 테이블 손님도 그냥 가셨다"고 설명했다.

식사를 마친 A씨는 "계산하려는데 사장님이 (젊은이들) 추모 기간이라며 돈을 안 받으셨다"그러면서 사장님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이 정도뿐"이라며 돈을 받지 않았다고 한다.

이 말을 들은 A씨는 "일행과 있는 현금을 모두 모아 1만7000원을 식당에 두고 왔다. 음식은 2만3000원어치 먹었는데 6000원이나 덜 드리고 왔다"며 "나머지 금액은 다른 방법으로 또 갚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가게 홍보 아니다. 홍보 없이도 너무 바빠서 하루 3~4시간만 장사하는 집"이라며 "이런 분들이 우리나라를 이끄는 큰 원동력이자 희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당 식당은 제주시 한림읍에 위치한 음식점이다. 남편과 함께 식당을 운영하는 70대 B씨는 한 매체에 "애도 기간에 하루만 식사를 무료로 제공했다"며 "특별한 이유는 없고, 딸 생각이 나 그랬다"고 밝혔다.

B씨는 "딸이 지금은 마흔이 넘었지만, 학생 때 대만으로 보낸 적이 있다. 당시 큰 지진이 나 많은 사상자가 나왔는데 딸과 연락이 끊겨 정신없었던 기억이 있다. 가슴이 정말 저렸다"며 "원인이 어떻든 간에 젊은 애들이 목숨을 잃어서 가슴 아프다.
그때 마음 졸인 게 생각나면서 부모들 마음에도 공감이 갔다"고 말했다.

B씨는 "남편과 상의해 참사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음식값을 받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마음 따뜻한 사장님이시네요", "너무 감동적이네요. 사장님 건강하세요", "다음에 꼭 방문해보고 싶네요"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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