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어느 초등학교 교기가 수상하다

입력 2022.09.23 15:03수정 2022.09.23 17:37
기사내용 요약
현지홍 의원 "조천초 교기 문양 욱일기로 보여, 일제 때 교표개정령 시행"
조천초 측 "펜촉 형상화한 떠오르는 태양 조천(朝天)의 기상과 학구열 상징"
김광수 교육감 "그렇게 오해 될 수도 있겠지만 설마 그렇겠느냐"
이창화 교장 "컬러 입혀진 문양 보면 그렇게 보일 수 있지만 과도한 해석"
조천초 올해 개교 100주년, 교표 1924년 만들어져, 문양 새긴 건 1997년

제주 어느 초등학교 교기가 수상하다
[제주=뉴시스] 조천초등학교 교기. (사진=조천초 누리집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제주=뉴시스] 양영전 기자 =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를 연상하는 문양이 제주 한 초등학교 교기에 담겼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지홍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은 23일 열린 제409회 제주도의회 정례회 교육행정질문에서 일제의 민족말살 정책을 언급하며 조천초등학교 교기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

현 의원에 따르면 일제는 당시 학교 교표에 일제의 색을 넣기 위한 교표개정령을 시행했다. 대표적인 예로 일제강점기 군사마크나 일본 제국주의와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를 학교 교표에 넣기도 했다는 것이다.

특히 현 의원은 제주지역 항일 운동의 주요한 거점이었던 조천지역을 거론하며 조천초의 교기를 자료 화면으로 띄웠다. 그는 "혹자는 저것을 떠오르는 태양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는데 저는 욱일기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제주 어느 초등학교 교기가 수상하다
[제주=뉴시스] 조천초등학교 교표. (사진=조천초등학교 누리집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해당 상징은 조천초의 교표를 교기에 넣은 것인데, 이 과정에서 색깔이 입혀지고 글자 위치와 문양이 다소 변형됐다. 조천초 측은 교표에 대해 무궁화는 애국을, 펜촉의 모습을 형상화한 떠오르는 태양은 조천(朝天)의 기상과 학구열을 상징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1922년 개교 후 올해 100주년을 맞은 조천초의 교표는 1924년 일제강점기 시절 만들어졌다. 교기에 해당 문양이 담긴 시점은 1997년이라고 초천초 측은 설명했다.


이 같은 지적에 김광수 제주교육감이 "그렇게 오해가 될 것도 같다. 하지만 설마 그렇겠느냐"고 답하자 현 의원은 "저도 설마라는 생각으로 접근했지만, 이것이 일제의 잔제라거나 일제를 상징한다는 인식을 했으면 (해당 문양을) 안 썼겠겠지만 이미 우리 무의식 속에 익숙해져버린 것은 아닌지 가슴이 아프다"고 우려했다.

조천초 이창화 교장은 이러한 지적에 "컬러 입혀진 문양을 보면 그렇게 보일 수도 있지만 의미는 아침에 뜨는 태양"이라며 "과도한 해석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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