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사채업자에게..." 전해 들은 할아버지, 자연스럽게...

입력 2022.06.20 10:34수정 2022.06.20 10:43
"아들이 사채업자에게..." 전해 들은 할아버지, 자연스럽게...
[서울=뉴시스]경찰이 보이스피싱범과 통화 중인 어르신에게 적어 보여준 쪽지. 대한민국 경찰청 페이스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선민 인턴 기자 = 경찰의 빠른 대처로 노인으로부터 현금 3000만원을 탈취하려 한 보이스피싱범이 구속될 수 있었던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17일 대한민국 경찰청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보이스피싱범 검거 위한 경찰관들의 잠복 작전'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 따르면 최근 경찰은 "앞집 아들이 납치된 것 같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한 어르신이 흥분한 채로 통화 중인 모습을 목격했다. 어르신은 당시 "아들이 빚 보증을 잘못 써서 사채업자에 잡혀 있으니 당신이 대신 돈을 갚아라"는 협박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들 신변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경찰은 이를 보이스피싱으로 판단, 범인 검거를 위한 작전을 시행했다.

경찰은 통화 중인 어르신에게 "아드님 이상 없다. 보이스피싱이니 안심하셔도 괜찮다. 전화통화 자연스럽게 이어가달라"는 쪽지를 적어 보여줬다.

경찰은 사복으로 갈아입은 뒤 개인차량을 탄 채 현장에 돌아와 잠복하며 범인이 오기를 기다렸고,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도착해 어르신 돈을 가져가려는 순간 범인을 현장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현재 해당 조직원은 혐의 인정 후 구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해 금융감독원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에 접수된 보이스피싱 신고·상담 건수는 14만3907건으로, 전년(12만8538건) 대비 12.0%(1만5369건) 증가해 역대 최고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가족 등을 빌미로 전화를 끊지 못하게 한 뒤 상황 판단력을 흐리게 만드는 것은 보이스피싱의 흔한 수법으로, 가족과 함께 살지 않는 노인 등은 당하기 쉬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smpark14@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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