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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폐마가 되어버린 명마.. 대상 탄 경주마 '승리'의 초라한 마지막

입력 2022.06.11 08:30  수정 2022.06.11 09:50
기사내용 요약
제주비건, 11일 '도축장 가는 길' 행사 앞서 승리 사연 소개
지난달 퇴역 동물 복지 체계 마련 위한 법안 발의 되기도
"경마 산업 주역 경주마, 퇴역하면 폐마 취급…대우 해줘야"

폐마가 되어버린 명마.. 대상 탄 경주마 '승리'의 초라한 마지막
[제주=뉴시스] 도축장으로 실려 가는 퇴역 경주마 '케이프 매직'. 케이프 매직은 4번의 경주에 출전했으나, 승리하지 못해 마지막 경기 다음 날 오전 도살됐다. (사진=제주비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제주=뉴시스] 양영전 기자 = "경주마로 우승만 19회, 벌어들인 상금도 10억원에 이르는 등 경마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퇴역 후 초라한 삶을 살다 생을 마감한 '승리'를 기억해야 합니다."

퇴역 경주마의 삶 보장과 복지체계 구축을 위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동물권 단체 '제주비건'은 11일 '도축장 가는 길' 8차 행진에 나선다. 제주경마공원(렛츠런파크 제주)에서 말 도축장까지 걸어가는 행사로 매월 한 차례 열리고 있다.

제주비건은 이번 행사를 주최하며 "경주마들의 더 나은 삶을 응원하기 위한 행진"이라고 소개하는 한편 관련 법률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행사에 앞서 제주비건은 퇴역 경주마 '승리'의 사연을 전했다.

2000년 3월 미국 명문 혈통의 후손으로 태어난 승리는 4살이 되던 해인 2004년 미국에서 수입돼 서울경마공원에 왔다.

4살부터 10살까지 외국 경주를 포함해 총 51회 출전했고, 이 중 19회를 우승했다. 6년 동안 타낸 상금도 10억원이 넘는다.

승리는 그랑프리 대상을 받으며 국내 최정상급 명마로 알려졌고, 2년 연속 경마팬들이 뽑은 최고의 말로 선정되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승리는 퇴역 후 경기도 소재 허름한 승마장의 구석 마방에 방치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연히 이를 발견한 경마 팬들이 마사회에 항의했지만, 갑작스러운 산통(배앓이)으로 몇 달 후 사망했다.

엄청난 상금을 벌어들이며 화려한 경력을 소유했던 승리는 퇴역 후 '폐마'가 된 것이다. 쓸모없고, 늙고, 다친 말을 폐마라고 한다.

폐마가 되어버린 명마.. 대상 탄 경주마 '승리'의 초라한 마지막
[제주=뉴시스] '도축장 가는 길' 행진 행사 모습. (사진=제주비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제주비건 측은 경마 산업의 주역인 경주마 대부분이 퇴역하면 폐마로 취급되는 현실을 지적한다. 퇴역 경주마를 보호할 수 있는 법률 한 줄이 없다는 것이다.

김란영 제주비건 대표는 "경마 산업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이익을 가져가는 만큼 경주마에도 그에 합당한 대우를 해야 하며, 퇴역 경주마의 삶 보장은 물론이고, 그들의 복지체계 구축에도 도의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초 한 드라마 촬영 현장에서 넘어졌다가 나흘 만에 사망한 '마리아주(예명 까미)' 역시 퇴역 경주마였다. 해당 사고가 알려지자 동물 학대 논란과 함께 이들의 복지를 보장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다행히 사고가 있은 지 몇 달 후인 지난달 말 퇴역한 동물들의 복지 계획을 정부가 마련하자는 내용의 동물보호법 일부개정안이 발의됐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법안에는 경주마나 싸움소 등 사행산업에 이용됐던 동물들의 학대를 막는 규정도 포함됐다. 이 법은 마리아주의 이름을 따 '까미법'으로도 불린다.

김란영 대표는 "동물자유연대, 동물해방물결, 생명체학대방지포럼, 제주비건, 말 전문가 등이 참여해 퇴역 경주마 삶 보장과 전 생애 복지체계 구축을 위한 (가칭) 경주마학대방지포럼을 구성해 논의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며 "법적인 장치를 포함해 경주마 삶이 실질적으로 보장이 되는 기초가 조성될 때까지 '도축장 가는 길' 행사를 이어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0jeoni@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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