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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그는 총을 갖고 있었어요" 목격자의 한마디에 133억원 받는 남자

입력 2022.05.06 16:04  수정 2022.05.06 16:12
기사내용 요약
억울한 누명 쓰고 24년 복역…뉴욕시, 133억원 보상
경찰 허위 증언 강요 '사건 조작' 뒤늦게 밝혀져

"그는 총을 갖고 있었어요" 목격자의 한마디에 133억원 받는 남자
[뉴욕=AP/뉴시스] 2013년 3월 27일 은퇴한 뉴욕시 형사 루이스 스카셀라가 인터뷰를 한 후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3.03.27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문채현 인턴 기자 = 누명을 쓰고 24년을 복역한 미국의 한 남성이 133억원의 보상금을 받게 됐다. 사건을 조작한 형사의 비위가 드러나면서 억울함을 풀고 큰 돈을 받게 됐지만, 교도소에서 흘려 보낸 인생의 황금기는 돌려 받지 못했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에서 유명했던 살인 사건 중 하나인 '1993년 브루클린 살인 사건'의 숀 윌리엄스(47)가 뉴욕시로부터 1050만 달러(약 133억원)의 보상금을 받게 됐다고 보도했다.

윌리엄스는 19살이던 지난 1993년, 한 남성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계속 결백을 주장했고 법의학적인 증거도 입증되지 않았다. 하지만 현장에서 총을 소지하고 있는 것을 봤다는 한 여성의 증언으로 그는 징역 25년형을 선고 받았다.

윌리엄스의 유죄 판결은 2018년 뒤집어 졌다. 이 여성의 증언이 당시 사건을 맡았던 형사의 강요에 의한 것이었던 게 뒤늦게 밝혀졌기 때문이다.

증언했던 여성은 담당 형사였던 루이스 스카셀라가 윌리엄스의 이름을 대라고 강요했다고 폭로했다.

재판 기록에 따르면 당시 스카셀라는 파트너 형사인 스티븐 치밀과 함께 현장의 길 건너편에 살던 이 여성을 찾아가 윌리엄스의 사진을 보여줬다. 이 여성은 처음에 그를 정확하게 범인으로 지목하지 않았다가, 이후 형사들에게 "윌리엄스가 허리에 총을 차고 있던 것을 봤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이것은 거짓말이었다. 형사들이 이 여성에게 "증언하지 않으면 아들을 용의자로 지목하겠다"고 협박했기 때문이었다.

사건 당시 윌리엄스는 펜실베이니아 남부에 있었다고 주장했었고 이를 입증할 기록도 있었지만 무시됐다.

이에 윌리엄스는 스카셀라와 또 다른 2명의 경찰관에게 소송을 제기했고, 결국 뉴욕시로부터 1050만 달러의 보상금을 받아냈다. 이 금액은 기존의 스카셀라의 사건이 갖고 있던 기록을 깨고 오심에 대한 보상으로는 역대 최고 규모로 알려졌다.

윌리엄스는 "아무리 많은 돈이라도 지난 세월을 보상할 수 없다"면서도 "그럼에도 남은 삶을 재건하고 더 밝은 미래를 내다볼 것이다"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인권 변호사 베이비드 B는 "윌리엄스의 지난 30년은 지옥불과 같았다"며 "그가 억울함을 풀고 지난 시련에 대한 보상을 조금이나마 받게 돼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사건으로 스카셀라 형사가 맡았던 주요 사건들도 재조명 받고 있다.

NYT에 따르면 스카셀라는 살인 사건 전담 부서에서 일하면서 악명 높은 몇몇 범죄를 해결해 유명세를 탔던 형사였다고 한다. 그러나 2013년 버지니아주 윌리엄스버그의 하시디치 랍비 살해 사건 수사 과정 중 가장 중요한 추리 하나가 깨지면서 명성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또 윌리엄스 사건 조작 혐의가 밝혀지면서 브루클린 검찰은 스카셀라가 맡았던 사건들에 대해 방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70건이 넘는 사건에 대한 재조사가 이뤄졌고, 12개 사건은 유죄 판결이 번복됐다. 이에 뉴욕시는 그에게 걸린 사건 보상금만 수천만 달러를 지불해야 했다.

윌리엄스와 함께 1987년 크라운 하이츠에서 한 남자를 총으로 쐈다는 누명을 쓴 로버트 힐은 2015년에 715만 달러(약 91억원)를 보상받았다. 그의 이복형제인 알베나 제니트 또한 돈 때문에 사람을 죽인 혐의로 억울하게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소송을 통해 6백만 달러(약 76억원)를 보상받았다.

1999년에 경찰직에서 은퇴한 스카셀라는 이후로도 자신은 잘못이 없음을 여러 차례 호소했다. 지난 4일 그의 대리인 리처드 시뇨렐리 변호사는 스카셀라는 윌리엄스 사건에 대한 모든 혐의를 "완전히 부인한다"며 혐의를 인정해서 합의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의 파트너였던 치밀은 스카셀라 만큼 비난 받거나 지난 사건들에 대해 별도의 검사를 받지는 않았지만, 그 또한 윌리엄스의 소송에 이름을 올렸고 전반적인 사건에 대한 부정한 행동이 드러나 비난 받았다.

하지만 치밀 또한 잘못을 부인하고 있으며 그의 대변인인 니콜라스 파올루치는 "이 민사 사건에서 합의한 것은 그것이 당사자 모두에게 가장 이득이 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은 최근 몇 년간 관심을 모았던 경찰 권력 남용의 예시로서 국가가 법을 실행하는 데 필요한 윤리와 관행에 대해 재고하게 만들었다고 NYT는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tarsun@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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