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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러시아 군인 가족들 "푸틴의 전쟁일 뿐..."

입력 2022.04.11 11:51  수정 2022.04.11 11:55
기사내용 요약
러 여성들, 남편 사망 소식 전화로 들어
"태어난 지 한 달 된 딸, 못 보고 죽기도"
우크라, 러母 "돌아오라" 통화 내용 공개
"푸틴, 어머니·아내 반발 예상…준비돼"

러시아 군인 가족들 "푸틴의 전쟁일 뿐..."
[비슈케크=AP/뉴시스] 지난달 27일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 서부 외곽 카라발타에서 우크라이나 참전 중 사망한 러시아군 병사의 영결식이 열려 그의 어머니(가운데)가 오열하고 있다. 2022.03.28.

[서울=뉴시스]송재민 인턴 기자 = "우리는 이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이것은 푸틴의 전쟁일 뿐이다."

러시아군 남편 빅토르(21)의 사망 통보 전화를 받은 아나스타샤 반쉬코바는 이렇게 말했다. 반쉬코바는 러시아 중부 오렌부르크에서 3살 딸과 함께 살고 있었지만,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남편을 잃었다.

1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선전·선동 속에서도 아들과 남편을 잃은 여성들이 푸틴 대통령 계획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반쉬코바는 최근 텔레그래프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전쟁은 우리가 시작한 것이 아니다. 이는 푸틴 당국의 전쟁"이라며 "그곳(우크라이나)에 있는 러시아 군인들이 전쟁을 원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남편의 가장 친한 친구도 최근 사망했다. 그의 딸은 태어난 지 겨우 한 달이 됐을 뿐이다"며 "그들은 그저 정규 훈련을 하러 간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사망했다. 가능한 적은 사상자로 전쟁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텔레그래프는 "러시아 전역에서 수천 명의 아내와 어머니들이 두려움과 분노를 공유하고 있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주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이 공개한 통화 도청 내용에서 한 러시아 여성이 아들에게 총을 버리고 집으로 돌아오라고 애원하기도 했다. 그는 아들에게 "어제 율리아 남편이 죽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크리스티나 남편도 죽었다. 아무도 남지 않았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이후 자국군 사망자가 1400명 이하라고 발표한 바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 사망자가 크렘린궁 발표의 10배 이상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텔레그래프는 "푸틴 대통령에게 진실은 중요하지 않다"며 "푸틴 대통령은 '특별 작전'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선전하는 동시, 경찰을 동원해 반대 의견을 탄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텔레그래프는 한 익명의 분석가를 인용해 "푸틴 대통령은 여성들의 분노가 전쟁에 미칠 영향과 위험성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이에 대항하기 위해 준비를 해뒀다"고 전하기도 했다.

1989년 옛 소련 말기에 결성된 '러시아 병사 어머니 위원회'는 대표적인 군인 권리 옹호 단체로, 당시 국민들에게 전쟁의 실상을 알리고 반전 여론을 주도했다.
이에 결국 소련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했으며, 당시 지도자였던 미하일 고르바초프의 실각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또 '러시아 병사 어머니 위원회'는 체첸 전쟁 당시에도 정부가 숨겼던 전쟁 사상자 실태를 알리고, 포로가 되거나 실종된 군인을 찾는 데 힘을 보탰다.

이에 이 분석가는 "푸틴은 체젠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 동안, '어머니'들의 목소리가 얼마나 강력한지 목격했다"며 "하지만 현재 여성 단체들이 국방부 산하로 들어가면서 목소리를 많이 내지 못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eamin3@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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