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서 실신한 80대 男, 우연히 지나던 사람이 심폐소생술을...그의 직업은?

입력 2021.12.31 16:00수정 2021.12.31 16:37
기사내용 요약
이대목동병원 이송기사 문대천씨, 퇴근하던 중 행인 구해
심폐소생술 실시하고 119 대원 도착할 때까지 자리 지켜
환자는 이대목동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받고 무사 귀가

지하철역서 실신한 80대 男, 우연히 지나던 사람이 심폐소생술을...그의 직업은?
[서울=뉴시스] 이대목동병원 이송기사 문대천(47)씨. (사진=이대목동병원 제공). 2021.12.3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소현 기자 = 대학병원 직원이 퇴근길 지하철역에서 갑자기 쓰러진 행인을 발견하고 심폐소생술로 목숨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직원은 환자가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무사히 귀가한 사실까지 꼼꼼히 챙겼다.

31일 이대목동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이송기사 문대천(47)씨는 지난 29일 근무를 마치고 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에서 전철을 기다리던 중 실신한 80대 남성 A씨를 구조했다.

문 기사는 전동차 문이 열리자마자 뒤로 쓰러진 A씨에게 다가가 무릎을 꿇고 목을 받친 뒤 상태를 살폈다. 바닥에 뒤통수를 심하게 부딪친 A씨는 이미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었다. 문 기사는 즉시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주변 시민을 향해 "119에 신고 해달라"고 외쳤다.

문 기사는 당시 상황에 대해 "병원에서 잠시나마 배워둔 심폐소생술을 실제로 사용하게 돼 놀랐다"고 전했다.

A씨는 호흡이 돌아온 이후에도 질문 대답을 하지 못하는 등 치료가 필요한 상태였다. A씨의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찾아 가족에게 연락을 취한 문 기사는 다시 119에 직접 신고해 정확한 현장 위치를 알렸고 119 대원이 현장에 도착하고 나서야 자리를 떠났다.

A씨와의 인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지난 30일 병원에 출근해 근무 중이던 문 기사는 사고가 발생한 영등포역이 이대목동병원 관할 지역이라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응급실 입원 환자를 조회했다. 그 결과 A씨가 이대목동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무사 귀가한 것을 확인했다.

문 기사는 "병원 밖에서 심폐소생술로 살린 환자가 우리 병원에서 잘 치료 받고 퇴원해 감사하다"며 "생명을 살리는 귀한 업무를 소중히 여기면서 환자이송과 안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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