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이.." 노부부의 5000만원 지킨 택시기사

입력 2021.12.15 15:46수정 2021.12.15 15:49
"우리 딸이.." 노부부의 5000만원 지킨 택시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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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뉴스1) 강교현 기자 = 전화금융사기에 속아 딸이 납치됐다고 믿은 노부부가 택시기사와 경찰의 도움으로 피해를 모면했다.

15일 정읍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2시께 112상황실로 "부부로 보이는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버스터미널 근처에 내렸는데 뭔가 이상하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자는 다른 지역에서 이 노부부를 태워 정읍터미널까지 온 택시기사였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곧장 터미널 근처로 출동했고, 구석진 골목에서 전화를 받으면서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이들을 발견했다.

경찰은 이들 부부의 불안한 발걸음과 주변을 경계하는 눈빛 등을 통해 보이스피싱 조직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것임을 직감했다.

확인 결과 이들 노부부는 "딸이 납치됐는데 경찰에 절대 신고하지 말고 돈을 가지고 나오라"는 조직의 전화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품 속에는 현금 5000만원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노부부를 지구대로 데려 온 경찰은 이들을 다독이며 차분하게 보이스피싱임을 설명했다. 또 딸에게 전화를 걸어 영상통화도 연결했다.


딸이 무사한 모습을 직접 본 부부는 그제야 마음을 추스렸다. 이후 무사히 부모를 만난 자녀는 경찰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노부부를 세심히 본 택시기사의 신고로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다"며 "이들 부부처럼 수상한 전화를 받으면 즉시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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