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대리 시험입니까?" 의심한 감독관...멘탈 흔들린 학생은...

입력 2021.11.23 10:46수정 2021.11.23 11:06
수능이 뭐길래
기사내용 요약
수험생 "신분 확인 과정서 감독관이 부적절 언행"
원서철에 해당 수험생 원서 순번 잘못 편철돼
전남도교육청 "사실관계 확인하고 있다"

"수능 대리 시험입니까?" 의심한 감독관...멘탈 흔들린 학생은...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2022학년도 대입수학능력시험을 이틀 앞둔 16일 오전 광주 서구 광덕고등학교에서 방역업체가 고사장 소독·방역을 하고 있다. 2021.11.16. hgryu77@newsis.com

[화순=뉴시스] 구용희 기자 = 수험생 신분 확인 과정에 있어 감독관의 적절하지 못한 언행이 수능 시험에 영향을 미쳤다는 수험생의 주장이 제기됐다.

23일 전남 모 고등학교 3학년 학생 A군에 따르면 지난 18일 화순 모 고등학교에서 2022학년도 수능 시험을 치렀다. 이 고사장의 관리·감독은 나주교육지원청에서 맡았다.

시험실 감독관은 절차에 따라 1교시 본령이 울리기 전 수험표와 신분증을 통한 수험생 확인을 시작했다.

본령이 울리고 3분 정도가 지난 뒤 A군의 신분 확인 차례가 됐다.

A군은 "감독관이 계속 머뭇거리더니 갑자기 15번·17번 수험생의 원서는 있는데 네(16번) 원서는 없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감독관이 '혹시 대리로 한 것 아니냐'는 말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A군은 "내가 학교에서 직접 원서를 접수했다. 수험생 본인이 맞다는 답변을 했다"며 "감독관이 나에게 '증명사진이 있느냐'고 묻길래 없다고 하자 일단 시험을 보라는 말을 건넸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군은 "이 상황을 겪으며 1교시 국어 시험을 치르는 도중 '수능을 못보고 나가야 하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리' 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 정신이 나갔다. 이후 시험을 다 망쳤다"고 주장했다.

순간 '대리 응시' '대리 원서 접수'로 의심받는 건 아닌지 하는 걱정이 들어 시험에 집중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A군은 "시험이 끝난 뒤 나주교육지원청에 이 같은 사실에 대한 민원을 제기했는 데 돌아온 것은 불쾌함 뿐이었다"고 말했다.

A군의 원서는 15번과 17번 사이가 아닌 5번과 6번 사이에 편철해져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A군은 "이로 인해 시험을 망쳤다는 건 핑계에 불과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수험생활을 해 본 사람이라면 이 상황이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는지 공감할 것이다. 내 인생이 걸린 시험이었다. 1교시에 벌어진 이 상황이 집중력을 크게 저하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관의 적절치 않은 언행, 민원인에 대한 나주교육지원청의 불쾌한 응대 등에 화가 난다"고 덧붙였다.


전남교육청 관계자는 "정확한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원서철 순서가 잘못돼 있었다는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라며 "조사 뒤 문제점이 발견되면 관련자들을 주의 조처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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