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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불로 지지고 성폭행한 아빠 용서해주세요" 딸의 탄원서

평생 감옥에 있어야지

입력 2021.07.21 07:04  수정 2021.07.21 09:39
"불로 지지고 성폭행한 아빠 용서해주세요" 딸의 탄원서
사진=뉴스1

아버지에게 수차례 성폭행·학대당한 초등학생 딸이 법원에 아버지의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피해 아동의 실제 의사와는 다른 탄원서 제출이 이뤄졌을 수 있다며 미성년자의 탄원서를 감경 사유로 인정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11부(박헌행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또한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수강,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 취업제한 10년, 보호관찰 5년도 명령했다.

A씨는 2∼3년 전부터 자신의 집에서 아내와 다투고 나면 화풀이로 초등생 딸의 팔을 부러뜨리고 불로 지지는 등 반복적으로 심하게 학대했으며 더 나아가 여러 차례 성폭행도 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나이가 어려 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점을 악용해 패륜적인 범행을 저질렀다"며 "딸을 인격적으로 대하기는커녕 성적 욕망 분출이나 분노 표출의 대상으로 삼은 잔혹하고 반인륜적인 범죄"라고 지적했다.

다만 '아버지를 용서한다'라거나 '새사람이 되기를 바란다'는 취지로 낸 어린 피해자의 탄원서가 형량 판단에 유리한 요소로 작용했다.

이런 감경 사유와 관련해 법조계 전문가들은 "미성년자인 딸이 과연 진심으로 아버지를 용서하고 자신의 의지로 탄원서를 제출했는지 의심스럽다"며 "겉으로 드러난 행동과 달리 마음 속은 깊은 상처로 상당한 고통을 겪고 있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아이가 탄원서를 작성한 배경엔 아버지의 범행을 방관해온 어머니의 의사가 반영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전문가는 "부녀 성폭력 사건은 거의 대부분 남편의 편을 드는 부인의 방관 하에서 발생한다"며 "당초 부인이 남편의 행동이 잘못된 것임을 인지했다면 최초의 성폭력 및 학대 시도가 있었을 때 사력을 다해서 막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가족 성폭력 사건에 있어 부인은 거의 대부분 '어차피 내 남편인데 감옥에 간들 나에게 도움이 되겠느냐' 혹은 '너희 아버지가 하는 일인데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인식이 깔려있기 마련"이라며 "특히 아버지가 계부일 때는 부인이 더욱 노골적으로 딸 대신 남편 편을 들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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