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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친오빠에게 성폭행 당했는데도 아직도 집에서..."

19세 청소년 여성의 절규

입력 2021.07.14 14:24  수정 2021.07.14 14:33
"친오빠에게 성폭행 당했는데도 아직도 집에서..."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유달리 친족 간의 범죄가 많이 알려지는 요즘이다. 친오빠에게 성폭행을 당하고도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여성의 절규가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를 통해 전해졌다. 청원글은 게시 이틀 만에 6만명을 돌파했다.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성폭행 피해자인 제가 가해자와 동거 중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14일 오전 14시 기준으로 6만명 넘게 해당 청원에 동의했다.

‘19살의 학교 밖 청소년'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청원인은 친오빠로부터 오랜 기간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부모가 가해자인 친오빠를 두둔하고 있다며 “저는 ‘집’에 있을 수 없는 상황이다. 사건이 공론화가 되지 않으면 가정으로 다시 돌아가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살아 나가야한다”고 호소했다.

청원인은 “초등학교 고학년 무렵 집이 리모델링 공사를 할 때부터 (친오빠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성추행은 점점 이어지고 대담해져 성폭행이 됐다”고 했다. 청원인은 처음으로 성추행을 당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오빠와 한 방에서 함께 잠을 자던 때가 있었다”며 당시 오빠가 뒤에서 청원인을 감싸 안고 청원인의 가슴에 손을 올렸다고 주장했다. 이에 청원인은 “‘실수로 만졌겠지' ‘여기서 뿌리치거나 화를 내면 오빠와 어색해지려나’ 등의 생각을 하고 계속 자는 척 행동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등학교 고학년인데 ‘왜 거절을 못했나'라는 생각을 할 것 같다”며 “부모님이 맞벌이를 했고, 다른 남매보다 친하게 지내 서로 껴안는 등의 스킨십이 많았다”고 했다.

청원인은 “그 뒤로도 수십번 오빠로부터 추행을 당해왔다. 어떻게 (성)추행이 (성)폭행으로 바뀐 건지 기억은 나지 않는다”라며 “그저 제가 기억하는 것은 저희 오빠와 제 관계에선 한 번도 콘돔 등의 피임도구를 쓰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오빠와 같은 공간에 머무르는 것이 불편해 오빠를 피해 방으로 들어갈 때면 오빠는 계속 날 따라 들어왔다”며 “부모님은 제가 방문을 잠그고 있는 걸 좋아하지 않아 방문 손잡이가 없었다”고 했다.

"친오빠에게 성폭행 당했는데도 아직도 집에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청원인은 2년 전 여름 오빠를 수사기관에 신고했고, 현재는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한다. 청원인은 “검찰로 사건이 넘어간 상황에서도 (오빠는)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 2월에도 오빠로부터 추행이 있었고, 화를 냈지만 부모님은 오히려 저를 꾸짖었다”며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자) ‘주양육자’인 아빠가 뺨을 두 차례 때렸다. 이후 정신과에 입원하고 오빠와 접근금지 처분이 내려졌다”고 했다.

청원인은 “오빠는 제가 가진 스트레스를 알면서도 건드리고는 한다. 아빠에게 오빠의 그런 점이 싫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다”며 “돌아온 답은 ‘네가 오빠한테 살갑게 대하지 않아서 그렇다. 오빠 한 번 안아주고 그래라'였다”고 했다.
이어 “(저는) 여전히 오빠와 같이 살고 있다. 부모님은 가해자인 오빠 편에 서서 사설 변호사를 여럿 선임해 재판을 준비 중이며, 저는 국선 변호사 한 분과 재판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제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요. 접근금지 신청이 됐지만 저는 왜 집에서 나가지 못하는 것이며 나가면 어디로 가야할까요”라며 “더 이상 남매가 아닌 ‘피해자’와 ‘가해자’가 되었음에도 살가움을 요구하는 부모님 밑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 걸까요”라고 썼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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