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조정된 1일 오후. 북구 용봉동 전남대학교 교정에는 마스크를 벗고 산책을 하는 시민들이 간혹 눈에 띄었다.
한 시민은 마스크를 내려 놓은 채 그늘이 드리워진 긴의자에 홀로 앉아 빵으로 점심을 대신 했으며 식사를 마친 인근의 예방접종센터 직원들도 산책에 나섰다.
또 마스크를 귀에 걸친 채 한손에는 커피를 들고 거리두기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보였다.
이들은 마스크를 벗은 채 즐기는 모처럼의 여유에 두팔을 벌려 공기를 들이마셔 보기도 했다.
둘러 앉아 있을 수 있는 쉼터에서는 노인들이 일정간격을 유지한 채 서로의 얼굴을 보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백신 접종 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들은 질병관리청으로부터 발급받은 '코로나19 예방접종 증명서'를 휴대전화로 보여줬다.
증명서에는 지난 4월15일과 5월6일 화이자 백신 1·2차 접종을 했다는 기록이 쓰여 있었다.
일부 노인은 이날 오전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 발급받아 신분증 뒷면에 부착한 '예방접종 증명 스티커'를 인증했다.
코로나19 이후 1년여만에 마스크 없는 일상생활을 즐겼지만 대부분의 접종자들은 아직은 벗을 시기가 아닌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고 변이 바이러스도 걱정돼 실외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할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직원(31)은 "여름이 되면서 땀이 많이 나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힘들었다"며 "사람이 많지 않은 공간에서는 가급적 마스크를 쓰지 않을 생각이다"고 말했다.
한 시민(68)은 "마스크를 벗고 오랜만에 친구들 얼굴보면서 이야기 하니까 기분은 좋은데 약간 눈치가 보인다"며 "많은 사람들이 백신을 맞을 때까지는 착용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44)은 "마스크 없이 산책하는 모습 보니까 부럽다"며 "다만 백신 접종자 인 것처럼 행세하며 마스크를 벗는 얌체족은 없었으면 한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광주지역은 정부의 새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1단계로 조정됐으며 사적모임 8명, 영화관·PC방 좌석 띄우기 등이 해제됐다.
또 이날부터 백신 접종 뒤 2주가 지난 접종자는 거리두기를 한 채 마스크를 벗고 야외활동을 할 수 있다.
반면 실외일지라도 집회·공연장, 야구·축구장·놀이공원 등 사람이 다수 모이는 곳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광주지역 백신 접종률은 이날 오후 1시기준 인구 145만6121명 중 43만86명이 접종을 마쳐 29.5%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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