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대학교수가 중학교 교장으로 부임.. 신선한 충격

입력 2021.03.02 12:44수정 2021.03.02 13:15
왜 부임했는지 알고보니..
젊은 대학교수가 중학교 교장으로 부임.. 신선한 충격
[부산=뉴시스] 허상천 기자 = 부산 동의대학 교직학부 박상욱 교수가 2일 경남 거제 어촌의 초미니 중학교 교장으로 부임해 화제가 되고 있다. 2021.03.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 허상천 기자 = 젊은 대학교수가 어촌의 초미니 중학교 교장으로 부임해 화제가 되고 있다.

“재능별 개인 맞춤식 교육으로 행복교육을 실현해 보고 싶습니다”

꽃 내음 물씬한 봄 바람과 함께 2일 경남 거제 장목중학교 11대 교장으로 취임한 박상욱(44) 교장은 “먼저 교사와 학생이 의사 소통과 공감하는 상호작용을 통해 가고 싶고, 오래 머물고 싶은 행복한 학교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 가덕도와 거제시 장목면 유호리를 잇는 거가대교 관문에 자리잡은 장목중학교는 교직원 17명이지만 1~3학년 전교생 20명이 채 안 되는 작은 학교다.

이 학교에 엊그제까지 대학 강단에 섰던 박 교수가 교장으로 부임해 신선한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그는 부산 동의대학교에서 중등교사 양성 과정인 교직학부 부교수를 역임하던 중 ‘사립중등 교장자격인정 검정’을 거쳐 초빙교장으로 임용돼 이날 취임했다.

그는 “공교육은 개별화 수업을 지향해야 하므로 오히려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적은 것은 경쟁력의 강점이 될 수 있다"며 "머지않아 잘 가르치는 학교의 긍정적 모델이 되도록 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이를 위해 “학습복지 환경을 조성해 개인의 적성과 소질에 맞는 교육을 실현함으로써 아이들이 역량을 맘껏 발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장은 코로나19 사태로 간소하게 열린 취임식에서 “학교의 지리적 위치 때문에 학생들의 교육·학력격차와 교육 불평등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현상을 묵과할 수 없었다”며 “교육환경이 열악한 농어촌학교도 학생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소질과 적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역량 중심의 교육모형을 추구해, 도시의 밀집된 과밀학급(교)보다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행복교육을 실현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젊은 대학교수가 중학교 교장으로 부임.. 신선한 충격
[부산=뉴시스] 허상천 기자 = 부산 동의대학 박상욱 전 교수가 2일 거제 장목중학 교장으로 취임했다. 2021.03.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학교는 교육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을 받지 못한다면 학교의 수명은 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갈수록 줄어드는 인근의 학령인구에만 의존하거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학교는 교육수요자의 외면으로 퇴출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지리적 위치가 취약한 장목중학교와 같은 학교는 아주 구체적인 특성화를 강구하지 못하면 살아남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박 교장은 "좋은 학교의 기준은 상대적으로 낮은 학업역량을 가진 학생에게 시의적절한 필요역량을 배양시켜 주는 능력에 따라 가름된다"며 이를 위해 "교육청과 학교, 지역사회·학부모·교직원이 함께 교육공동체의 일원으로 학생들의 학습복지 실현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며 적극적인 동참을 당부했다.

아울러 경남도교육청의 '변화와 혁신’ 방침에 선도적인 학교모습을 갖추기 위해 농·어촌 학교의 맞춤식 특성을 적극 개발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그는 농어촌의 ‘작지만 강한 학교 육성’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과 일선학교의 교육수요자 중심의 실용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실현되면, 과밀 도시학급(교)에서 농어촌 우수학교로 회귀하는 현상도 생겨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다와 논·밭을 함께 일구며 살아가는 장목마을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고향으로 대통령 기록전시관이 있어서 전국에 소문난 곳이다.

한편 박상욱 교장은 연세대 대학원에서 교육학 박사학위 취득 후 동의대에 재직하면서 2020년부터 학습복지융합학회 초대 학회장을 맡고 있다. 박 교장은 이번 초 미니 중학교 운영 체험을 앞으로 교육 연구에 반영,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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