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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한숨 자고 싶다" 쓰러진 女, 모텔로 데리고가서..

변명도 참 어이가 없네

2021.02.22 07:39
'한숨 자고 싶다" 쓰러진 女, 모텔로 데리고가서..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만취로 기억이 끊긴 10대를 모텔로 데려간 공무원에 대한 판결이 대법원에서 뒤집혔다. 만취한 사람이 모텔에 가는 것에 동의했다고 해도, 이를 성적 접촉에 동의한 것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온 것이다.

22일 법원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준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공무원 A씨의 상고심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에 환송했다.

판결에 따르면 공무원 A씨는 지난 2017년 경기 안양시의 한 거리에서 술에 취한 10대 여성 B씨를 모텔로 데려가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아무 소지품을 갖고 있지 않았고, 술에 취해 자신이 어디서 술을 마셨는지도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A씨는 "B씨의 외투와 소지품을 찾으러 들어간 호프집에서 B씨가 '한숨 자고 싶다'며 테이블에 엎드리자 '모텔에 가서 자자는 것이냐'고 확인해 대답을 듣고 모텔로 데려왔다"고 주장했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10개월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피해자가 계단으로 이동하고, 경찰관들이 B씨의 이름을 묻자 제대로 말한 점 등에 비춰 심신상실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B씨가 '알코올 블랙아웃'으로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스스로 행동한 부분을 기억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받아들였다.

대법원은 항소심 판결이 심신상실에 대한 법리를 오해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알코올의 영향은 개인적 특성 및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며 "피해자가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비틀거리지는 않고 스스로 걸을 수 있다거나, 자신의 이름을 대답하는 등의 행동이 가능했다는 점만을 들어 범행 당시 심신상실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섣불리 단정할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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