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소위가 아버지뻘 원사에 반말, "된다 vs 안 된다" 논란

입력 2021.01.18 10:52수정 2021.01.18 14:57
부사관들 일부, 육군 참모총장 상대로 진정까지
20대 소위가 아버지뻘 원사에 반말, "된다 vs 안 된다" 논란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이 지난해 10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0.26.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천민아 기자 = 군부대 최선임 부사관인 주임원사 일부가 "육군 참모총장이 장교들 반말 지시가 당연하다는 취지로 발언해 인격권을 침해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한 가운데, 이를 두고 온라인 등에서는 "군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의견과 "상호 존대 해야하는 게 맞다"는 주장이 충돌하고 있다.

18일 육군에 따르면 남영신 육군 참모총장은 지난해 12월21일 주임원사들과의 화상회의에서 "나이 어린 장교가 나이 많은 부사관에게 반말로 명령을 지시했을 때 군대문화에서는 왜 반말로 하느냐고 접근해선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주임원사 일부는 같은 달 24일 인권위에 남 총장의 발언에 대해 진정을 냈다. 이들은 진정서에서 "남 총장이 장교는 부사관에게 반말을 해도 된다고 말해 인격권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우선 군 조직 특성상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반말하는 건 당연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견해가 나왔다.

한 네티즌은 "군대 개판이네. 하다하다 육군 참모총장한테도 덤비네"라며 "소위 중위, 대위들한테는 어떻게 대할지 눈에 뻔한데 관련자들 일벌백계해서 군 기강을 확립해야 한다"고 했다.

다른 네티즌은 "군이라는 조직 특성상 상관의 명령에는 당연히 복종해야 하고 상관이 하급자에게 존칭어를 쓰는 건 배려이지 의무가 아니다"며 "장교와 부사관이 상호존중해야 하는 관계인 것은 맞으나 그 주도권은 장교에게 있다"고 말했다.

또 일각에서는 "육군 주임원사 중 솔선수범하는 사람 100명중 1~2명"이라며 "다 뒷짐 지고 초급장교들 무시한다"는 언급이 나왔다. 네티즌 A씨는 "지휘권을 갖고 있는 사람이 계급으로 지휘하는 건 당연한거고 그걸 이해하지 못한다면 전역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계급이 중요한 건 맞지만 나이와 경력도 존중해야 한다는 반박도 제기됐다.

B씨는 "주임원사는 보통 위관급 장교들 아버지뻘"이라며 "군대는 계급이긴 하지만 서로 깍듯하게 존대해주는 게 맞다고 본다"고 했다.

C씨는 "반말한다고 위계질서와 기강이 확립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존경을 받고 싶거든 리더십을 갖추고, 존중을 받고 싶거든 먼저 상대를 존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특히 주임원사들에게 막 대했다간 부사관 뿐 아니라 일반병사들에게도 신임을 잃을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상호존대를 하는게 맞다고 하면서도 이번 인권위 진정으로 인해 군 기강이 무너질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20대 소위가 아버지뻘 원사에 반말, "된다 vs 안 된다" 논란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육군특수전사령부 예하의 한 특전요원들이 지난 11일 강원 평창군 황병산 일대에서 '설한지 극복훈련'의 일환인 특공무술 훈련을 하고 있다.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습니다.> (사진=국방일보 제공) 2021.01.12. photo@newsis.com
한 네티즌은 "부사관을 함부로 대하거나 부리는 장교는 없고 거의 모든 장교들이 부사관의 연륜과 경험을 존중한다"며 "(인권위 진정으로) 군의 계급과 위계질서를 무너뜨리고 집단행동을 한 주임원사들을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육군은 일부 주임원사들의 집단행동에 강력하게 반박한 상황이다.

육군은 "이번 인권위 진정 내용은 참모총장이 회의 간 강조한 전체 내용과 발언의 전후 맥락을 보지 않고 발언의 취지와 진의를 왜곡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는 '임무수행간 나이를 먼저 내세우기보다 계급을 존중하고 지시를 이행하는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로서 '반말을 당연하게 여기라'는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주임원사는 통상 대대급 이상 부대에 임명하는 해당 부대의 최선임 부사관이다. 장교보다 계급이 낮지만 해당 부대에서 군 복무기간이 가장 길고 연령도 높다.


주임원사는 부사관들과 병사들의 대변인 역할을 수행하는 한편, 장교 등 지휘관에게 부대 관리 관련 조언을 한다. 주임원사는 장교들의 고민 상담을 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주임원사는 장교에 존댓말을 쓰고 장교들도 주임원사를 존대하는 경우가 상당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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