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 살면서 1100억 사기 친 前그룹 회장의 수법

입력 2020.10.20 12:00수정 2020.10.20 13:50
대단하다 ㄷㄷ
감옥 살면서 1100억 사기 친 前그룹 회장의 수법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2조원대 불법 다단계 사기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뒤, 옥중에서 다단계 기업을 경영하며 1100억원대 또다른 사기 범죄를 저지른 주수도 전 제이유그룹 회장이 지난해 3월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9.03.22.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재환 기자 = 2조원대 불법 피라미드 사기 혐의로 징역 12년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던 주수도(63) 전 제이유(JU) 그룹 회장이 1100억원대 사기 혐의로 다시 기소돼 징역 10년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주 전 회장의 상고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주 전 회장은 지난 2013년 1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불법 피라미드 회사 H업체를 옥중 경영하면서 물품 구입비 등 투자 명목으로 1329명으로부터 3만7553회에 걸쳐 1137억원 상당을 뜯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주 전 회장은 불법 피라미드 사기로 2조원대 부당 이득을 챙겨 지난 2007년 징역 12년을 선고받아 복역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 2013년 A씨 등 13명과 함께 또다시 불법 피라미드 범행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2조원대 사기 범행과 관련한 형은 지난해 5월께 만료됐다.

이들 중에는 변호사도 있어 수감 중인 주 전 회장을 접견한 뒤 직원들에게 지시사항을 전달했으며, 다른 이들은 사무실 및 출납 관리 등의 역할을 맡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주 전 회장은 자신의 재심 사건을 위한 변호사비용을 H업체 자금으로 지출했으며, 단기대여금 명목으로 4억30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 등도 있다. 피해자들로부터 받아낸 돈으로 비자금을 조성하는 등 은닉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1심은 "다수의 피해자들로 하여금 허황된 사행심을 갖게 해 건전한 경제 관념을 흐리게 했다"라며 "불법 피라미드 판매 범죄의 특성상 다수 피해자들의 가정, 인적 관계를 파괴시키는 등 그로 인한 폐해가 매우 크다"며 주 전 회장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2심도 "집사 변호사를 통한 1일 4회의 잦은 접견으로 수형생활을 회피했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면서 "피해자들 중 고령자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데, 주 전 회장은 현란한 마케팅으로 고액 수당을 안정적으로 지급할 수 있는 것처럼 이들을 속여 매출을 유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 전 회장이 다른 회사와의 납품거래 실적을 위조하는 등 범죄수익을 은닉한 혐의를 인정하면서 징역 10년을 선고하는 한편, 444억여원의 추징금을 명령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eerleader@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