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코로나 재감염 사망자 나와.. 면역·항체에 의문

입력 2020.10.14 16:26수정 2020.10.14 17:01
항암치료로 면역력이 떨어져 숨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세계 첫 코로나 재감염 사망자 나와.. 면역·항체에 의문
[AP/뉴시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1월에 발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의 일러스트 이미지. 2020.2.5.

[서울=뉴시스] 김혜경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재감염 된 후 사망한 사례가 발생했다고 CNN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로나19 재감염으로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세계 최초다.

그간 일각에서는 코로나19에 걸리면 면역이나 항체가 형성돼 재감염을 막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지만, CNN은 코로나19 첫 감염 후 생긴 면역력과 항체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해 심각한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사망자는 89세의 네덜란드 여성으로, 네덜란드 마슈트리흐트 의대 교수팀은 이 여성의 사례를 의학학술지 ‘임상 전염병(Clinical Infectious Diseases)' 저널에 보고했다.

여성은 희귀 골수암으로 투병 중이었는데, 올해 초 심한 기침과 발열로 병원에 입원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속적인 피로감 이외에 증상이 가라앉으면서 5일 후 퇴원했다.

그러나 59일 후 그는 또 다시 발열과 기침,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고 다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재감염 후 4일과 6일째 실시한 혈액검사에서 항체가 검출되지 않았다. 그는 8일째 병세가 악화, 재감염 된 지 2주 만에 사망에 이르렀다.

사망자가 고령이고 항암치료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져 숨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연구진은 항암치료로 면역력이 손상됐다는 분석에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그가 받은 항암 치료로 면역체계가 손상됐지만, 자연적인 면역 반응은 여전히 코로나19를 충분히 퇴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사망자의 첫 번째와 두 번째 코로나19 감염 사례 샘플을 검사한 결과, 두 바이러스의 유전적 구성이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이에 따라 "첫 번째 코로나19가 장기간 남아있었다기 보다는 재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 내렸다. 첫번째 감염이 지속된 것이 아니라 재감염 됐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재감염 사례는 몇몇 보고됐지만 사망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가장 최근에는 미국 네바다주에 거주하는 25세 남성이 재감염됐다. 그는 미국에서 발생한 첫 재감염 사례로, 지난 4월과 6월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남성은 네덜란드 여성과 마찬가지로 재감염 됐을 때 더 심각한 증상을 겪었다. 그러나 네덜란드 여성과 달리 이 남성은 재감염 이후 실시한 검사에서 항체가 검출됐다.
연구원들은 이 남성이 얼마나 오래 면역력이 유지됐는지 결론 내릴 수 없었다.

의학 학술지 '랜싯 감염병(Lancet Infectious Diseases)'에 게재된 관련 논문에서 연구원들은 "전 세계적으로 최소 4명 이상에서 코로나19 재감염 사례가 보고됐다"며 "따라서 이전에 코로나19에 노출됐다고 해서 반드시 완전한 면역력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연구원들은 이어 "재감염의 영향은 백신 개발과 관련될 수 있다"며 "공중 보건의 관점에서 이전에 코로나19 진단을 받았든 아니든,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들에게 동일한 예방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kim@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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