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 어쩌실거예요?" 며느리들의 하소연

입력 2020.09.11 15:47수정 2020.09.11 16:44
부모님들 쿨하게 연락좀해주세요
"이번 추석 어쩌실거예요?" 며느리들의 하소연
지난해 추석 연휴 귀성 열차 기다리는 시민들 (뉴시스DB)


[울산=뉴시스]구미현 기자 = "이번 추석, 어떻게 하실거예요? 어른들이 먼저 나서서 오지 말라고 해줬으면 좋겠어요."

울산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추석을 앞둔 시민, 특히 기혼 여성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귀성 제한'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최근 지역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추석 연휴 때 이동을 두고 고민하는 글이 하루에도 수십건씩 올라오고 있다.

11일 오전 지역 한 맘 카페에는 자신을 워킹맘으로 소개한 A(35)씨가 "추석때 다들 어쩌시나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러자 1시간도 채 안돼 "회사에서 꺼린다고 말씀드렸더니 오지 말라고 하더라", "지금 울산 상황 말씀 드리니 집에 있으라고 하시더라", "저희는 아무 말씀 없으시네요. 하던대로 음식해야 할듯 해요" "나라에서 아예 추석 이동금지라고 못을 박아 주면 좋겠어요. 너무 난처해요." 등의 댓글이 달렸다.

당초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추석 귀성 자제를 당부했지만 일부 시민들은 어른들 눈치가 보여 친척집에 갈 수밖에 없다는 태도다.

명절 때면 시댁이 있는 인천을 방문한다는 워킹맘 유모(37)씨는 "3주 앞으로 다가온 추석 연휴 계획을 어떻게 잡아야 할 지 아직 결정을 못 내렸다"며 "며느리 입장에서 시댁에 못 가겠다는 얘기를 먼저 꺼내기가 쉽지 않다. 차라리 정부에서 강제라도 추석 이동을 금지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씨는 "수도권은 하루에도 100명 가까이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인데 꼭 이런 때 이동을 해야 하나 싶다"며 "친척들을 만나면 식사를 다 같이 하는 것은 물론이고, 마스크도 안 할 텐데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이번 추석 어쩌실거예요?" 며느리들의 하소연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울산지역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추석 명절 이동을 고민하는 글들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커뮤니티 캡처) 2020.09.11.photo@newsis.com

일부 국민들은 청원을 통해 보다 강력한 이동제한 방안을 마련해달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달 26일 청와대 국민청원 '이번 추석연휴 제발 없애주시길 부탁드립니다'라는 글에서 청원인은 "며느리된 입장에서 코로나 때문에 못간다고 말 한마디 못하는 답답한 심정 아시냐"며 "나 혼자 감염되는건 상관없지만 아이는 다르다. 아직 어린아이인데 코로나에 걸리게 하고 싶지는 않다"고 토로했다.

'제발 추석연휴 지역간 이동 제한 해주세요'라는 글을 올린 다른 청원인은 "거의 모든 며느리들은 어머니, 아버지에게 이번 추석에는 못가겠습니다라고 말하지 못한다"며 "올해 명절은 제발 없어졌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적었다.

지역 보건당국의 한 관계자는 "최근 울산에서도 가족간 식사모임에서 연이어 확진된 사례도 있는 등 감염원을 알수 없는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밀폐된 공간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함께 식사를 하거나 대화를 해야 하는데 우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상황에서는 이동을 자제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앞서 송철호 시장도 코로나19 지역감염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추석 연휴 원거리 친지 방문을 최대한 자제하고 고향집 방문 시에도 마스크는 반드시 착용해달라"고 밝혔다.

또 시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기간을 별도 해제 시까지 연장해 시행한다.

이 같은 조치는 최근 지역 감염 확산을 조기에 차단하고 민족 대이동이 이뤄지는 추석기간의 방역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 시점을 정하지 않은 것.

이에 따라 추석기간 중에는 특별방역 대책기간으로 정해 이동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 시민 홍보와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집중점검을 추진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gorgeousko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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